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꿈을 대단히 중요시했다. 그는 "만약
꿈에서의 행동을 어떤 공식으로 나타낸다면,보상의 개념이 가장 알맞을것
같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꿈속에서의 행동방식을 요약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바 있다.

환자들은 꿈에서 많은것을 발견한다. 목표를 나타내기 위해 상징을
사용하고,물을 돌로 변형시키기 위한 "연금술사의 독한 술"도 만난다.
무의식은 결코 깊은 잠에 빠져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속에는 "꿈꾸는
현실"과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조직과 리듬이 깃들여있다. 미지의 힘과
오묘한 정신세계의 흐름은 인간과 우주의 조화에까지 미친다. 그러나 한번
이성의 부정이나 파괴본능에 사로잡히면 순식간에 자신과 우주를
멸망시킬수도 있다. "연금술사의 독한 술"이 악마의 혀를 적시고마는
경우다.

현대인은 누구나 정신질환을 앓고있다. 굳이 병명을 붙이자면
정신황폐증이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심리적 양면성에 비유해도 좋을
것이다. 무의식이 폭발해서 엄청난 현실의 재앙을 빚을수가 있다.

그건 마치 박쥐우산을 어딘가에 빠뜨리고나서 남의 모자를 바꿔쓰고
나타난 격이라고나 할까. 하나의 정돈된 망상이 충동적 살의를 일으킨다.
그런 예를 우리는 바로 엊그제,휴일의 여의도 광장에서 목격할수가 있었다.
개인택시를 모는 이봉주(37)란 정신질환자가 광장과 차도사이의 안전지대에
뛰어들어 황성경양(13)등 22명에게 큰 부상을 입힌 사건이다. 처음에
7명을 치고선 뺑소니.10분만에 다시 돌아와 김영호씨(33)등 15명을 마구
덮쳤으니 한마디로 "광란"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성 싶다.
알고보니 오랫동안 정신병을 앓은적이 있고 6년간이나 택시기사로 일해
왔었다니 다만 아찔할 따름이다. 세상에 복수하려고 했다는둥 진술도
횡설수설.마구 차를 몰아 불특정다수의 시민을 해치려 한것은 어느모로나
용납될수 있는일이 아니다.

도대체 당국은 무엇을 했는가. 도로교통법 제7조엔 엄연히 정신병자의
운전면허 취득이 금지되어 있지만,있으나마나 한 것이었다. 작년 10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비극이 일어났다. 그러고도 마이동풍 아니었던가.
믿을것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다. 무서워서 택시를 어떻게 타나.

모든 제도가 겉돌고 있는것이 가장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