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지난 8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증시가
붕괴 위기를 맞게 되자 여야3당대표들은 18일 일제히 증시회복을 위한
응급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3당대표들은 그동안 말로는 "경제활력회복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각자의 대선전략에만 얽매여 우리경제에
짐이되는 소모전만 되풀이해온게 사실이다.

때문에 여야정치지도자들이 비록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후이긴하나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면서 한목소리로 증시회복대책을 촉구한 것은 일단
반가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3당대표들의 이날 발언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증시회복을 위한
고심의 흔적보다는 주가하락을 정치공방의 소재로 이용했다는 느낌을

갖게해 다소 허탈해지기까지 한다.

민자당의 김영삼대표는 이날 "오늘의 증시상황에대해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면서 "정치가 정도를 지향하고 생산적일때 증시도
회복될것"이라고 말해 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야권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부각시키려고 애썼다.

황인성 민자당정책위의장도 주가약세 원인으로 기업수익률의 저하라는
경제적 요인외에 현대의 국민당창당,대우의 신당창당설등의 정치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보도자료를 돌리기에 바빴다.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이날 증시악화의 원인으로 3당합당이후
경제개혁의 후퇴, 여권내의 끊임없는 권력투쟁으로 인한 정국불안을 꼽고
있다.

김대표는 그러나 시급한 민생문제해결이나 중소기업활성화 대책마련등을
위한 국회정상화는 언급치 않았으며 "연내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수용등이
중시붕괴를 막는 대책이 될것"이라는 논리로 일관했다.

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당선가능성이 제일 높은 여당후보가 경제를
탄탄히 할것이라는 기대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오는 9월부터는 국민당의
인기가 상승,주가도 올라갈것"이라는 정치적 주장을 되풀이 했다.

남한테도 책임이 있겠지만 내게 더 큰 책임이 있고 내가 먼저 위기극복에
앞장서야 겠다는 정치지도자가 아쉬운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