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이 평소 안면이 있는 거래 기업에 16억원 규모의 돈을 불법 인
출해 준 뒤 홍콩으로 달아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9일 은행감독원과 조흥은행에 따르면 조흥은행 서울 화양동지점의
외환계 행원 염철호씨가 지난 6월부터 8월 말까지 석달 동안 모두 16억원
에 이르는 거액의 은행돈을 외화수표 `추심전 지급'' 등의 수법으로 빼내
개인적 친분이 있는 수출업체에 넘겨줬다는 것이다.
염씨는 또 담당대리나 지점장의 결재를 거치지 않고 담보도 챙기지
않은 채 임의로 컴퓨터 단말기를 조작해 거액의 자금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염씨는 자신이 추심도 받지 않고 지급해 준 3억여원짜리 외화수표가
지난 8월 말 부도로 처리되면서 불법 사실을 인지한 은행쪽이 특별검사에
들어가자, 이달 1일 김포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달아났다.
조흥은행측은 지난주까지 자체 특별검사를 마무리하고 이미 면직 처
리된 염씨를 횡령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 조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