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수신중 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높아져 앞으로 금리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은행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의 신탁증가는 은행계정의 수신을
위축시켜온데다 지금처럼 금리가 떨어지는 과정에서는 신탁수신증가가
둔화되고 수익률도 낮아져 새로운 문제점을 낳고 있다.

은행의 금전신탁수탁고는 지난 89년말 21조1천1백90억원에서 90년
29조1천7백46억원,91년 36조6천1백94억원,92년9월말 46조7천9백31억원으로
연평균 37%씩 늘어났다.

이로인해 은행총수신중 신탁의 비중은 89년말 27.6%에서 90년말
29.8%,91년말 30.1%,92년9월말엔 32.9%로 높아졌다.

은행의 신탁의존도가 높아진것은 은행계정의 예금금리가 규제를 받는반면
신탁상품의 금리는 사실상 자유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시중실세금리가 큰폭으로 낮아지고 그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금리자유화가 진전될 경우 신탁상품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신탁증가세 둔화와 은행의 수익감소를 초래할 전망이다.

최근 실세금리하락으로 노후 생활연금신탁의 경우 수익률이 연15.9%로
전월보다 0.2%포인트,가계금전신탁수익률은 연14%로
0.02%포인트,기업금전신탁수익률은 연12.73%로 0.03%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회사채등 그동안 고수익을 낼수있던 상품을 구하지 못해 상품운용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고객에게 확정배당을 하는 개발신탁의 경우에는 연14 14.5%로 약속한
수익을 내기어려워 은행이 운용대가로 받는 수수료를 줄이고 있다.

이로인해 금리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은행신탁계정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단자사에서 넘어온 하나 보람은행등 신탁이 은행수신의 60%를 넘는
은행들은 이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 은행은 금리하락세가 이어지면 수신기반이 흔들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금리하락으로 신탁상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신탁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과정에서 은행계정이 위축,불특정다수로 부터 예금을 받아 대출하는
상업은행으로서의 본연의 업무가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계에서는 최근 신탁수익률 하락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나
근본적으론 금리자유화를 확대,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이 고르게 늘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