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이영희씨(52.주부)는 저축의날인 27일 분통터지는 소식에
가슴을 누를길이 없다고 본사에 하소연 해왔다.

갓 결혼해 큰딸이 첫돌을 맞던 70년12월1일 10만원을 맡기면 20년후
"1천1백52만2천2백25원"으로 불어난다는 은행측의 이야기만 믿고 투자한 큰
꿈이 이날 "1백72만원"얇디 얇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당시 신탁업을 전문으로 했던 한국신탁은행(현 서울신탁은행)에
20년짜리 금전신탁에 10만원을 가입했다. 당시의 금리수준(연25.2%)으로
복리계산하면 20년후에 1천1백52만2천2백25원을 받을수있다는 은행측의
친절한 설명에 부푼 꿈을 키워왔다는것.

이씨는 "정신 빠진 짓 하지말라"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제아무리 올라봐야 딸아이 결혼자금은 되지않겠느냐며 은행을 믿었다.

어느덧 20년이지나 이씨는 은행을 찾았으나 총1백72만원밖에 받을수
없다는 그간의 이자계산서를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밖에
없었다.

당초 약속한 돈의 10분의1밖에 안된다니 마치 숫자의 마술에 걸린듯해
납득할수 없다는게 이씨의 항의내용이다.

목돈이 부스러기 돈으로 변해버린 슬픈 사연에 대한 신탁은행의 해명은
이렇다. 20년전 연25.2%였던 신탁수신금리가 중간에 부침은 있었으나
연10%대 초반으로 떨어진게 첫번째 이유. 그로인해 이자는 갈수록
적어지고 설상가상으로 당시에 없던 소득세 주민세 방위세및 교육세가
덕지덕지 붙어 당초 약속을 지킬수 없었다는 해명이다.

이씨는 "20년전 10만원이면 제가 살던 삼천포에선 변두리의 좋은 집도
살수 있었는데 지금와서 1백72만원으로 무엇을 하겠습니까"
이씨의 하소연에 누가 어떻게 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