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17일의 510대에서
빠른 속도로 뛰어올라 1차매물벽인 560선을 가볍게 통과한후 지수600의
문턱에서 일진일퇴를 연출했다.

고객예탁금의 급증을 등에업고 상승세를 몰아붙이는 "사자"세력과
단기급등의 과실을 따내려는 "팔자"의 이식매물이 부딪치면서 7천만주에
육박하는 사상최대의 거래량이 생성되는등 장세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교차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도 일시적인 금융장세가 일단 마무리될 것이라는 견해와 추가
상승을 점치는 낙관론으로 나누어져 팽팽한 대립양상을 보이고있다.

<>.주식시장이 지난17일을 기준으로 폭발적인 상승가속도를 불러
일으킨것은 주가상승이 필수적인 "3박자"가 고루 갖추어 졌기 때문이다.

첫째로 주가하락조정에 길어진데따른 저가메리트가 매수세를 자극했다.

시장내부의 자율반등이 일어날수 있도록 주가가 충분히 하락했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8.24"조치로 꿈틀했던 주가는 지난9월초 종합주가지수 560선에
도달한후 다시 1개월반에 걸친 하락조정을 겪으면서 자율반등의 터전을
다진 것이다.

이같은 자율반등 운동은 박태준의원의 탈당후유증이 증시에서 사라지면서
표면화됐고 이 시장내부의 자생적인 상승운동이 실물경제호전재료에
자극받는 두번째 "박자"로 옮겨간다.

특히 8~10월 연속 무역수지가 흑자 를 기록했다는 거시경제 재료가 증시에
상승탄력을 추가시켰다.

여기에 시중실세금리의 하락으로인해 부동자금이 증시에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금융장세 기대감이 또 추가된다.

주식시장의 거래일로 따져 10일도 채안되는 기간에 "자율반등"
"거시경제호전재료" "금융장세"의 주가상승단계가 급박하게 이어지면서
단기급등장세를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주가상승이 어느정도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는 증권전문가들은 증시가
큰 상승국면을 그릴때 나타나는 이 3단계가 너무 단기간에 집약돼 거쳐
가고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가가 큰 상승곡선을 긋기위해선 두번째 단계인 "거시경제여건
호전"재료가 증시에서 오래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론이다.

그렇지만 최근에 나타난 현상을 보면 무역수지 흑자재료같은
거시경제재료에 힘입은 매기가 잠시 대형제조주에 쏠리다가 이내 증권
은행같은 금융주로 쉽게 확산돼 버리면서 투기성이 짙은 금융장세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제여건에 전반적으로 증시가 수용하기에는 미흡한 불확실성이 아직은
농후하기때문에 이 "경제변수"가 주식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었다고 덧붙인다.

따라서 보통 1주일이면 사이클이 끝나는 금융장세로는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있다.

제일증권의 엄길청영업부장은 거래량급증에따른 매물부담이 상당히
무거워진점을 지적하며 대선이 끝나기전까지는 본격적인 상승국면 출현을
점치는 전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있다.

<>.이에반해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처럼 아주 희망적인 장세를 내다보는
낙관론도 만만찮다.

이들 낙관론은 국내경제여건이 바닥에서 회복되는 과도기에 속해있고
주식시장은 속성상 이 외부여건의 변화를 앞서 수용,선취매가 강하게
일어나는 시점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는 상장기업들의 재고상태나 경기의 순환변동에
비추어 경제는 침체말기에서 벗어나고 있고 과거의 경험으로 이런 시기엔
광범위한 주식매집세력이 등장한다는 조사자료를 제시하고있다.

따라서 이번의 주가 상승세를 지난89년4월이후의 대세하락을 종지부 찍는
일대 "전환"으로 간주해 주가의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종합주가지수 600선부근에서의 전문가 진단들이 이처럼 엇갈리고
있지만 증시가 지난8월의 저점(종합주가지수 459)을 딛고 강력한
바닥지지선을 확보했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주가가 지수500선 밑으로 추락하는 무기력한 장세는 앞으로 보기 힘들
것이라는 뜻이다.

엄길청부장도 이번 강세장에서 증시의 "바닥"을 재확인 했다는 점은 아주
고무적인 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중도적인 입장인 유인채 한진투자증권 상무도 주가의 바닥지지선이
확고하기 때문에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대선출마설같은 정치권의 변수만
진정된다면 주가가 앞으로 뚜렷한 하방경직성을 띨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바닥지지선을 확고부동하게 만드는 반등세를 이끌어 내는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거시경제 여건이나 시중실세금리 변화등 기본적인
주가변수엔 아직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