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의 실세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공금리인하와
금리자유화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서의 "공금리"란
행정당국에 의해 규제받고 있는 금리를 말한다. 공금리를 "사금리"의
반대개념이라고 보면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재무부등 금융당국에서는
규제금리라는 표현을 쓴다. 표현은 어찌됐건 은행의 핵심 여수신상품의
금리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은행의 규제금리인하여부가 논란을 빚고있는
것은 시장의 실세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아예 금리자유화를 조기에
실시하는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빈사상태를 보이고 있는 산업의 경쟁력회생을 위해서는 시중실세금리가
하향세를 보이는 것과 때를 같이해서 규제금리를 내려 금리하락을
가속시켜야 한다는게 경제계를 주축으로 꾸준히 재제기됐다.

그런가하면 규제금리를 내리게되면 다소 좁혀진 시장실세금리와의 격차가
다시벌어져 예금이탈이나 인플레 우려등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을
것이기때문에 규제금리인하보다 아예 금리자유화를 앞당겨 실시하는것이
순서라는 공금리인하반대주장도 거세게 나왔다. 경제기획원 한은 학계등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찬반이 거세게 일던 당시 주무부서인 재무부는
"인위적인 금리인하"나 "성급한 금리자유화"모두가 바람직하지않다는
중도적입장을 취했었다. 물론 기획원 한은 재무부 할것없이 모두
공식의견은 아니고 대체적인 분위기를 전달한 수준에 불과한 것이긴 하지만
상당히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이용만재무부장관이 "규제금리인하를 검토하겠다"고
공식으로 천명하면서 정부의 정책방향은 규제금리인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시장에서는 빠르면 금주중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본사와 럭키금성경제연구소가 금융관계자 기업인 연구기관 학계
일반국민등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서도 전체의 65. 7%가
"공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보면 옳은 방향으로 보아야
할것같다.

그러나 요즈음의 금리동향을 보면 공금리인하여부는 더이상 논란거리로서
가치가 없어졌다. 시중실세금리가 공금리로 불리는 은행규제금리수준에
이미 접근해버린 탓이다. 그대로 놔둬도 내리지않을수 없는 형국이
돼버렸다. "인위적인 인하폐해"가 논란거리에서 빠져버린 셈이다.
그렇다면 아예 자유화시켜버리면 더좋은 결과를 가져올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수 있다.

결국 논란의 초점은 자유화의 조속시행여부로 옮겨지는 셈이다.

우리경제의 현실에서 우선적인 목표는 저금리의 정착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다음이 금리자유화일 것이다. 물론 금리자유화가 이뤄져야 구조적인
저금리정착도 가능하다. 그러나 금리자유화는 금리수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금융산업은 물론 국민경제전체에 크나큰 변화를
강요하게된다. 금리가 자유화되면 금융기관간 경쟁이 심해지고
1,2금융권간의 판도변화는 물론 기업들의 금융이용패턴이 바뀔 것이다. 또
금리가 자유롭게 결정되도록 하려면 금융기관들이 조성된 자금을
자기판단에 의해 운용할수 있도록 통화관리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금융기관들의 경영자율성도 보장돼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금리자유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위해 먼저 해결되거나
아니면 최소한 함께 이뤄져야 하는 전제들이다.

우리의 금융현실은 이러한 전제조건들이 충족돼있다고 볼수는 없다.

현재의 금리하락이 구조적으로 정착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현재의
실물경제위축과 투자부진이 그대로 방치할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면
투자회복등이 이뤄질 경우 금리반등의 우려도 높다.

실제로 산업생산증가율이 지난3.4분기중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등
실물경제회생도 다급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여건이 성숙되기만을 기다린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자유화실시여건도 예전보다 좋아진 상태다. 자금배분이 시장경쟁원리에
의해 가장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기위해서는 금리자유화는 시급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금리자유화를 앞당기기위해 정부나 금융계는 물론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시점이다.

금리자유화의 시행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도 금리의 안정은 중요한 과제가
된다. 금리가 떨어진다고 좋아만할게 아니라 떨어진 금리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정착시키느냐에 더 머리를 싸매야할 때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