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병사의 엽기적인 한국여성 살해 사건과 관련해 시민.종교.여성
단체와 정당 등이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미군병사를 미군쪽
으로부터 인도받아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
이 확산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431 `기지촌'' 안 김성
출(68)씨 집 셋방에서 술집 종업원 윤금이(26.여)씨가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으로, 윤씨는 알몸에 머리를 흉기로 얻어맞고 콜라병과 우산대로 성
기 등을 난자당한 채 이빨 사이에 성냥개비가 꽂혀 있고 온몸에 하이타이
가 뿌려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현장에 있던 피묻은 셔츠 등 증거물 15점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미2사단 소속 케네스 마클(
20) 일병을 지목했으나, 지난달 30일 연행 순간 미군범죄수사단(CID)의
신병인도요청에 따라 미군쪽에 넘겨준 뒤 일주일이 되도록 수사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동두천민주시민회, 동두천대학생회 등 이 지역 13개 시민
단체는 3일 `주한미군의 윤금이 살해사건 대책위원회''를 꾸려 한-미 주둔
군지위협정(한-미행협)에 따라 미군을 넘겨받아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밝
힐 것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배포한 데 이어 오는 7일 미2사단
정문 앞에서 `시민규탄대회''를 갖기로 했다.

또 동두천지역 택시노동조합(위원장 김용수) 소속 5개 택시회사 분회장
들도 이날 모임을 갖고 마클 일병이 한국법정에서 공정한 재판권 행사에
의해 처벌될 때까지 5일부터 미군들에 대한 승차를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가톨릭수녀연합회 등 20여개 시민.종교단체 대표
들과 민자.민주당 여성국 대표들도 모임을 갖고 정당한 수사권.재판권
행사를 통해 사건진상을 밝힐 것을 검.경에 촉구하고 4일 대표단 5명을
의정부경찰서로 보내 이런 요구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