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 호남정유 경인에너지 쌍용정유 극동정유등 정유5사가 내수시장을
겨냥한 주유소확보에다 품질고급화등 과당경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있
다.

남아도는 석유류제품을 소화하기위한 출혈경쟁이 원유도입에 따른
손실부담과 저유가정책이 몰고온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키고있는것이다.

정유5사가 원유도입에 따른 손실을 정부로부터 보전받지못해 발생할
부담은 4천억원선.지난해 손실분가운데 아직 보전받지못한 2천5백억원
상당까지 포함하면 6천5백억원선에 이른다.

정유업계의 자금사정이 어려울수밖에 없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는것
이다.

과당경쟁에다 저유가로 인한 경영실적의 악화도 자금사정을 어렵게 만
든 주요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정유5사는 올상반기중 세후기준으로 27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액이익률(극동정유제외)도 지난해 1.24%에 머물러 91년12월말 결
산법인중 제조업평균치인 1.7%에 못미쳤다.매출액이 10조원을 돌파,부
피는 커졌지만 알맹이는 텅빈 장사를 했다는 얘기다.

정유사들이 독과점의 틀에 안주,앉아서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설명도 된다. 일부에서는 정제업이 선진국에서 처럼 사양길로
접어드는것이 아닌가 우려하고있다.

주유소확보를 위한 정유사간의 과당경쟁은 이미 표면화한 정유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대표적인 악재가 될 조짐이다. 정유5사는 지난해
11월의 주유소거리제한완화와 지난 7월의 상표표시제(폴사인제)실시를
계기로 주유소확보에 안간힘을 쏟아왔다.

정유5사가 거리제한완화조치이후 상표표시제가 실시된 지난7월말까지
확보한 주유소는 4백87개소. 상표계약을 전제로한 지원금이 주유소당
2억원을 웃도는것을 감안할때 정유사가 주유소확보에 쏟아부은 돈은
1천억원을 넘을것이라는 추정이다.

주유소확보에 가장 신경을 쓴 업체는 대규모증설공장을 가동하고 나선
쌍용정유와 경인에너지.

경인에너지는 10월말까지 6백65개주유소와 상표계약을 체결,일산20만
배럴짜리 증설공장의 조업을 정상화하는데 안간힘을 쓰고있다.

경인은 상표표시제실시에 맞춘 주유소확보전략으로 90년에 11.26%에
머물렀던 시장점유율(휘발유 등유 경유기준)을 주유소 거리제한완화이
후 12.83%로,9월에는 다시 13.25%로 끌어올렸다.

경인은 1백10여개 주유소를 추가로 확보,올해안에 7백80개소로 늘린다
는 방침이다.

쌍용정유도 일산23만2천배럴짜리 증설공장가동에 맞춰 주유소확보에
주력,9월말까지 5백73개소를 확보했다. 쌍용은 설립허가를 받은 2백
여개주유소와 상표 계약을 맺고 이미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주유소확보전략으로 쌍용은 지난90년 10%에 불과했던 시장점유
율을 주유소거리제한 완화이후 14%로,지난 8월말에는 14.1%로 끌어올렸
다.

선발업체인 유공과 호남정유도 시장유지를 위해 주유소확보경쟁에 발벗
고 나서기는 마찬가지이다. 호남정유는 91년9월 1천2백37개에서 92년3월
에는 1천3백33개로,8월에는 1천3백47개로 주유소를 늘렸다.

유공도 10월말까지 1천9백개주유소를 확보,지난 91년이후의 시장점유율
인 38~39%대를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있다.

시장확보를 겨냥한 업체간의 품질및 서비스경쟁도 정유업계의 경영난
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 정유5사는 MTBE를 비롯한 첨가제등을
혼합,기준치인 91을 훨씬 넘는 옥탄가95이상의 고급휘발유를 생산,보통
휘발유로 공급하고 있다.

유공은 값비싼 MTBE를 첨가,고옥탄가제품생산에 나서는 한편 서비스개
선을 위해 POS(판매시점정보관리)온라인 네트워크등 전산시스템을 주유
소에 지원하고있다.

쌍용정유도 고성능첨가제를 넣은 청결하이옥탄휘발유등을 생산,품질고
급화경쟁에 앞장서고있다. 올 3.4분기중에는 15개주유소에 업무전산화
시스템을 시범공급했다.

환경오염규제강화로 인한 탈황.중질유분해시설등에 대한 엄청난 신규투
자수요도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조짐이다.

호남정유는 5천억원을 들여 일산5만배럴짜리 중질유분해시설을 건설키
로 했으나 투자비조달문제로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있다.

유공과 경인에너지가 올해말과 94년에 완공할 예정인 중질유분해.탈황
시설의 건설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정유업계가 더욱 나빠질수밖에 없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자생
력확보를 위한 자구노력과 아울러 수익구조개선을 위한 유가자유화실시
등 정부차원에서의 지원대책마련이 시급한것같다.

<김경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