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회라 하면 지난달 같은 직장에 근무했던 사우들이 모여 서로 연락
을 취하고 우의나 친목을 다지는 모임쯤으로 인식돼 있다. 그러나 서구
에서 `퇴직자 클럽(Retirees Club)''은 친목차원을 넘어 제2의 사회-경
제활동을 적극적으로 펴는 생산적 집단인 것이 보편적.
그런 서구적 개념의 퇴직자클럽이 최근 한국에도 등장했다. 무선전화
기 생산업체인 모토롤라 코리아에서 전무까지 지낸 정동준박사(60)
를 비롯한 퇴직자 9명은 지난해 11월 첫 모임을 갖고 1년여동안 퇴직자
클럽을 준비해왔다. 이들은 오는 27일 무역회관에서 `퇴직자클럽'' 창립
총회를 갖는다.
정박사는 "앞으로 모임 성격을 회원 상호간 친목도모는 물론 자원봉
사, 재취업 기회 제공같은 생산적이기고 상호협조적인 면을 중점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퇴직자클럽은 지난 73년 미국에서 시작돼 일본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평생애사''집단으로서의 기능과 거대한 인재 저장고 역할,그리고 기업제
품의 단골 구매집단활동까지 펴고 있어 경영주들로 부터 관심도 높다.
예를 들어 회사가 불경기로 인원을 불가피하게 감축해야 할 때 퇴직
자클럽은 선배가 후배의 취업을 알선하는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다. 회사가 노사분규등으로 일시 조업이 중단될 때도 퇴직자클럽 회원들
이 작업장에 일시 투입돼 최소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미국 모토롤라사는 현재 2천5백여 전체 사원의 10배인 2만5천여명을
퇴직자클럽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한때 회사의 `동창생''이라는 끈끈한 정을 지주로 삼아 많은
생산적인 일을 해낸다. 모토롤라 코리아 뱍희준사장은 "국내에 공무원
퇴직자들이 각 부처단위로 OB모임을 결성해두고 있지만 앞으로 경제계에
서도 퇴직자 클럽 결성이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