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김영삼 후보 개신교계 사조직인 나라사랑협의회가 노골적인 김
후보 지지활동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 관계자들이 전국
각 사찰을 찾아다니며 `시줏돈'' 명목의 금품을 내놓고 김 후보의 당선축
원을 부탁하는 등 금품공세를 벌이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3일 경기도 안성군 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민자당 수원 권선갑지구
당 위원장인 김아무개씨가 부인을 보내 10만원을 시줏돈 명목으로 내놓으
며 민자당 김 후보 이름으로 `연등''을 켜고 김 후보를 위한 당선 축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 사찰의 한 스님은 김씨가 부인을 통해 "중앙당의 지시"라며 김 후
보의 지지를 간청했다고 말했다.

지난달초 서울 북한산에 있는 사에도 민자당 관계자가 찾아와 10만원
이 든 돈봉투를 내놓으면서 김 후보와 부인 손명순씨를 축원해달라는 등
민자당 지지를 부탁했다고 이 사찰의 한 스님은 밝혔다.

또 충남 홍성군 사에도 지난달 중순 민주산악회 관계자들이 찾아와
김 후보 지지를 부탁하며 금품을 내놓고 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민자당은 최근 전국 지구당에 공문을 보내 관할 지역의 사
찰을 방문해 김 후보의 당선기원 축원을 부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
졌다.

또 김 후보의 부인 손명순씨는 지난 7월께부터 민자당 주양자 의원 등
불교계에 발이 넓은 인사들을 대동하고 전국 사찰과 불교단체들을 순회
방문하면서 50만~1백만원을 시줏돈으로 내며 불교계의 `반 김영삼'' 정서
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장성군 사의 한 스님은 "지난 9월말 손씨가 절에 찾아와 `뭉칫
돈''을 시줏돈으로 내놓았으나 받지 않고 돌려주었다"면서 "시줏돈을 주
고 받는 것이 불교계의 오랜 관행이긴 하지만 어느 때보다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불교계에서 이런 방식의 득표활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산에서는 국회 불교신도 의원들의 모임인 `정각회'' 회장
서석재 의원(민자)이 2일 오후 이 지역 승려 50여명을 호텔 식당에 초청
해 식사를 대접하고 간접적으로 김영삼 후보 지지를 촉구한 사실이 드러
나 부산 중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선관위에 따르면 서 의원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부산 중구 영주동 코
모도호텔 2층 희락정에서 승려 50여명을 초청해 불교방송과 불교종합병원
건립 등을 약속하며 간접적으로 김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