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나 수마트라 섬들의 밀림에 서식하는 오랑우탄(성성이 원숭이의
일종)은 숲속의 철학자로도 불린다. 지능이 워낙 발달되어 그들의 약은
꾀에 흔히 사람들이 놀아나곤 한다.

원주민들은 이 오랑우탄을 생포해야만 값이 나가기때문에 갖가지 수단을
동원했었다. 오랑우탄을 생포하는 방법중에서 가장 효률적인 것으로
애용되었던것중에 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원주민들은 이들 오랑우탄이 늘 마시는 물통에 독한 술 몇방울을 떨어뜨려
두었다. 오랑우탄들은 이 음료를 마신다. 다음날에는 술의 혼합량을 조금
더 늘린다. 술의 향기를 터득한 오랑우탄은 맹물보다는 이 도수있는
음료를 즐겨 마시게마련. 술의 혼합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간다. 어느날
물에 탄 술이 아니라 술 그자체를 놓아둔다. 오랑우탄족은 "거족적"으로
이술을 폭음한다. 결과는 자명해진다. 만취한 오랑우탄들이 숲의 곳곳에
쓰러져 깊은 잠에 빠져버린다. 원주민들은 쉽게 오랑우탄들을 포획하고
그들이 들인 술의 원가보다 수십배의 값으로 이들을 팔아 넘긴다.

오랑우탄족의 비극을 한낱 웃음거리의 씨로 해서 그들의 어리석음을
탓해버리면 그만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밀림의 철학자로 불리는
오랑우탄과 김아무개 박아무개로 바꾸어 놓고 보면 그냥 웃어넘길수 있는
일은 아닐듯 하다.

세모를 바라보면서 거의 매일저녁 파티의 연속이다. 한때 만연한
"폭탄주"유행은 한물 지나간듯 하지만 여전히 망년회다,동창회다 해서
1인당 술소비량은 예년과 다름이 없다는 이야기다. 폭음은 간장에
독약퍼붓기라느니,뼈를 삭히는 병(골괴증)을 유발한다는등 별별 위협성
단주운동을 펴고있는 단체들도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술의 소비량에 관한한
세계1등국에 랭크되어 있는 형편.

일본에서는 년말을 맞아 "술 덜마시기"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직장이
끝나면 으레 "한잔"자리( )에 어울려야 동료취급을 받는 일본의
음주문화속에서 "술 안마셔도 출세한다"는 캐치프레이즈가 탄생,눈길을
끈다.

우리도 금년 연말을 계기로 단주보다는 절주부터라도 시작해야 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