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12조2800여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1년(12조500여억원)을 넘는 수치로, 취업 시장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어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 배수는 0.39로,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구직자 10명당 일자리가 4개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일자리 부족으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실업급여 지급이 급증하는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청년 고용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전년 대비 18만2000명 증가했지만, 29세 이하 가입자는 오히려 8만6000명 감소했다. 2022년 9월 이후 40개월 연속 감소세다. 구직활동을 포기한 ‘쉬었음’ 인구 가운데 2030세대가 지난해 71만8000명으로, 2019년 대비 약 32% 늘었다. 일자리 미스매칭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는 지난해 99만 명으로, 2015년 대비 3.7배가량 늘었다. 반면 청년 일자리 중심의 민간 부문 취업자는 같은 기간 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 주도 고용 창출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없으며 민간 기업이 채용을 늘려야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 활력 저하와 낮은 성장률, 미국 등 선진국 중심의 해외 투자 확대 등으로 기업의 국내 고용 여력은 그다지 크지 않다. 가뜩이나 우리 노동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국내 산업 공동화를 우려하면서 노란봉투법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입법에 반대하는 경제계의 목소리도 좀처럼 먹히지 않고 있다. 그 피해
취임 2년 만에 LG디스플레이를 흑자로 돌려세운 정철동 최고경영자(CEO·사장·사진)가 다음 목표로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 정착’과 ‘기술 초격차’를 내걸었다.정 사장은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갖추고 핵심 기술을 선점해 확실한 진입장벽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부진 여파로 2022년과 2023년에 2년 연속 2조원대 영업적자를 냈다. 2024년 1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정 사장은 대형 고객사 확보와 원가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 덕분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정 사장은 다음 목표인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한 방법으로 “핵심 기술을 선점해 확실한 진입장벽을 구축하는 것”을 꼽았다. 그래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를 ‘기술 중심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핵심 전략으론 인공지능 전환(AX)과 가상 디자인(VD)을 내걸었다. 정 사장은 “AX와 VD 도입은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원가 절감에 이르기까지 혁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촉매제”라며 “올해는 생산과 품질을 비롯한 전 분야에서 AX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LG디스플레이는 작년을 ‘AX 원년’으로 선포한 뒤 사업 전 영역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특히 공정 난
외환당국이 지난해 말 고강도 개입으로 간신히 눌러놓았던 원·달러 환율이 새해 벽두부터 다시 튀어 오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연금 환헤지 등으로 1429원80전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8거래일 만인 어제 1460원대로 복귀했다. 시장 수급을 거스른 인위적인 환율 방어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약 19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달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정부가 환율을 억지로 끌어내리자 서학개미들은 이를 달러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 미국 증시 투자를 늘린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외국인이 1조7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물론 베네수엘라·이란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달러 강세도 환율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연간 200억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가 올해 본격화할 예정인 데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가 이어지리라는 전망 역시 원화 가치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총지출 증가율을 8%대로 높인 ‘슈퍼 예산’과 과도한 통화량 증가는 원화 약세의 중요 원인이다.이런 외환시장 불안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기업 규제와 노동 경직성, 불확실한 정책에 따른 저성장 기조를 타파하지 않는 한, 더 안전하고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투자금을 막아내기 어렵다. 현재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와 해외 증시를 동등한 경쟁시장으로 보고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진퇴를 결정한다. 미국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을 샀다가도 다시 해외 증시로 나가는 양상이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