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경제의 바람직한 회복방향은 두말할것 없이 수출에 주도된
성장을 하는것이다. 주택과 도로 항만 철도 교량등의 사회기반시설
건설투자도 물론 중요하지만 요컨대 수출이 활발하여 전체
경제성장기여율이 다시 높아지고 수출의 활력회복에 자극받아 제조업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이 활기를 띠는 동시에 내수도 뒤이어 진작되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할것 같다. 당국의 예측에는 신뢰가 가지 않으며
전문기관들의 그것도 미덥지 않기는 매한가지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올해
수출전망을 잘해야 작년수준 정도로 보는 대다수 기업경영자들의 보수적
예측이 적중할것 같은 불안을 감추기 힘든다.

무역진흥공사가 80여개 해외 무역관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최근 내놓은
"93년 수출전망"에서 한가지 특기할 점은 전통적 주력시장에 대한 수출이
계속 밀릴것 같다는 내용이다. 미.일.EC(유럽공동체)등 3대 선진시장
수출이 여전히 신통치 못할 것이며 그결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 2%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 지역 수출비중은 지난해 6월을
고비로 이미 50%밑으로 내려간바 있다.

구체적인 수치에서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산업연구원(KIET)이 내놓은
전망내용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등 선진국경제의 회복전망에 관계없이
수출은 단지 약간 신장되는데 불과할 것이며 대신 중국과 구소련등의
북방지역,남미와 아세안 개도국,중동지역 수출이 평균치 이상의 급속한
신장을 보임으로써 총제적으로 10%안팎의 증가를 기록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 수출이 선진국 시장에서 밀리는 이유는 역시 경쟁력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중국과 아세안 후발개도국상품과는 가격경쟁에서 열세이고
선진국상품과는 품질에서 밀린다. 게다가 또 곧 출범할 클린턴 미행정부의
통상정책이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취하게 될것같은 시사가 끈질기게
나도는등 대외환경도 가일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만약 이런 예상이 옳다면 올해 수출은 주력시장이 아닌 개도국과 북방에
달려 있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불안하고 위험한 가정이다. 또
잘못된 것이다. 수출시장의 다변화는 물론 바람직한 일이고 북방과
아세안을 비롯한 개도국으로의 진출확대도 필요하다. 그러나 주력시장
선진시장에서 밀리는 수출로는 북방이나 개도국 시장에서도 결국 이기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주력시장에서 우선적으로,그리고 계속해서
승부를 내야 한국수출의 진정한 경쟁력은 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