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놓고 돈먹기"라는 표현은 투전장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인것 같다.
산업 수출입국을 위해 마음과 몸을 던져 4반세기를 일해온
필자에게는 이 "돈놓고 돈먹기"여섯자가 결코 지워버릴수 없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71년에 10억달러수출 고지를 넘긴 뒤 "77년 1백억달러
수출계획"을 72년에 수립했었다.

연말이면 신년도 업무계획 수립과 대통령 연두순시 준비로 북새통을 겪
었지만 72년말과 73년 연초는 어느해보다 유난했었다. 유신과 더불어 국
가적 목표로 된 1백억달러수출 달성과 그 대책이 새해 보고의 주제가 되
었기 때문이다.

이수출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상공부가 가장 필요로했던 것이 돈이었다.
목표연도인 77년에 가서 1백억달러를 수출할 수 있는 산업설비능력을
연차적으로 확충해야 하고 이에는 내.외자의 설비자금이 필요한데 그 당
시의 자금규모로는 너무방대한 것이어서 재정금융당국이 좀처럼 들어주
지 아니하였다. 상공부는 할수없이 연두순시 보고를 이용해 대통령께 호
소키로하고 그 자료를 만드는 실무작업을 필자가 손수했었다.

주요 산업별 연도별 수출계획과 그 달성에 소요되는 자금수요를 보기
좋게 도표화하고 한쪽에는 "1백억달러 수출달성",다른 한쪽에는 "돈
놓고 돈먹기"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보고를 받은 대통령께서는 상공부의 요구를 들어 주라는 결정을 내리섰고
장관이하 당무자들에게는 수출목표를 기필코 달성하라는 지시와 함께 큰
격려를 했다. 이에 용기백배하여 상공행정이 업계와 함께
전력투구함으로써 75년의 석유파동을 극복하고 77년12월22일에 1백억달러
수출목표를 거뜬히 달성할수 있었다.

바야흐로 우리산업은 90년대도 중반으로 치닫고있다. 이제는 기술없이는
더이상 성장할수 없고 선진화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술력확보,특히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에 돈을 집중적으로 쏟아 넣는 선택과 용기가 있어야만
1천억달러대의 수출과 1인당 GNP 1만달러를 돌파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