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의 성격에 비추어 임금은 주는 입장과 받는 입장의 차이에 따라 이를
보는 시각이 일치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있어서도 아직까지 임금을 보는 눈이 노사간의 이해의 차이에 따라 커다란
골의 괴리를 메우지 못한채 종래의 관행속에서 노사갈등의 원인만을 잉태케
한 요인이 되어왔다.

설사 임금이 가지고 있는 이해상반의 속성이 그 시각의 일치를 가져올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임금문제를 둘러싸고 노사간에 야기될수 있는
갈등요인을 최소화하고 상호번영의 길을 위한 분배몫의 확대에 대한 견해에
노사가 통합될수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임금문제해결의 지름길이 될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임금문제는 노사당사자와
정책담당자들이 견해의 통합에 대한 철학적 구명이나 통찰이 없이
그때그때의 단기적 안목에 의한 얕은 경험이나 모방 또는 힘에 의한 변칙적
방법에 의하여 땜질식 해결책이 강구되어 왔었다.

이러한 우리풍토에 제목부터 "사장의 임금철학"이라 붙여진 임금전문서의
출간은 신선한 느낌을 갖게한다. 저자인 황정현박사의 경력에서 보이는바
노동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실제적 책임자로서
임금문제에 대한 경험을 쌓아 왔을뿐만 아니라 그의 학위논문 또한
행동과학적 접근방식을 바탕으로한 임금이론이어서 임금의 실제와 원리를
철학적으로 서술함에 더할바 없이 적격한 분이라 생각된다. 책 내용에
있어서도 "사장의 임금철학"이라 하여 일면 경영자측 중심의 임금론같이
생각되지만 역설적으로 근로자측에 더 권하고 싶은 책이기다. 그것은
이책에 흐르고 있는 임금에 대한 기본적 시각이 노동상품설에서 벗어나
공정과 공정성,그리고 능률을 바탕으로한 고임금 저노무비실현을 위한
행동과학적원리에 입각해있기 때문이다. 결국 분배몫의 확대가 전제되는
임금이론,환언하면 노사협력,나아가서 국민주의적 노사관계가 임금에서도
철학으로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장의 임금철학"이라 이름지어 있지만 비단 사장만
아니라 임금문제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이책은 이제까지 현실에 안주하여 왔던 한국의 임금문제를 "철학"이라
표제하면서 대단히 알기쉽게 전반적이고도 미래지향적으로 다루어 앞으로
우리나라 임금이 가야할 임금체계 적정수준 성과배분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임금에 대한 서적과 달리 이 부문과 관련해서도
관리기법적 서술에서 벗어나 그것이 이루어지는 조직의 효율성및 그
원천으로서의 동기유발이라는 점과 연관,임금문제가 결코 임금만으로
유지되어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조직및 조직구성원과의 밀접한 연계속에서
다루어져야함을 보여주고자한것이 특색이다.

이제 봄이 닥치면 우리는 연례행사처럼 임금조정기라는 계절병을
치러야한다. 우리 산업사회도 이제는 이성과 논리가 통하고 공정과
공정성이 사회정의의 준거가 되는 사회가 이루어져야겠다. 그
성숙성여부는 오는 봄의 임금조정기에 가름된다. 이러한때 훌륭한 책
"사회의 임금철학"을 읽고 임금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봄에
대비했으면 한다. (삼성출판사간)

[면 종] 5면 오피니언
[저 자] 이 규 창 단국대 경영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