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시장은 미국 일본 EC(유럽공동체)등 주요국들의 저성장으로
교역이 정체되는등 전반적인 불황에 빠졌지만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세계시장을 강타한 히트상품들도 적지않았다.

19일 무역진흥공사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홍콩 호주등 우리나라의
주요교역시장 19개국을 조사대상으로 펴낸 "해외주요시장
히트상품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시장에서는 신기술에 의한
유행창조로 신규수요를 창출,불황을 이겨낸 상품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한 중소업체는 탄소합금강을 침으로 사용,권총의 발사형태와 같이
못을 쉽게 벽면에 박을수 있는 공구를 개발해 건설업계는 물론 일반
가정에서까지 선풍을 일으켰다. 캐나다에서는 자신의 기호에 맞는 빵을
짧은시간내에 싱싱하게 구워낼수있는 제과기를 대당 2백달러의 비교적 낮은
시판가격으로 개발,구미는 물론 일본등 아시아시장까지 파고드는데
성공했다.

해당업종의 독자적인 기술을 다른 업종에 적용시켜 일반소비자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경우도 많았다. 일본의 도시바 산요전기등
전자업체들은 카펫에 마이크로컴퓨터 제어기능을 적용,밍크촉감을 내는
"하트카펫"을 개발해 섬유업체들과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싱가포르에서는 반도체를 내장,상황에 따라 동작및 말을 하는 인형이
개발돼 선풍을 일으켰고 독일에서는 가정용 전자레인지에 그릴기능을
부착,피자등 냉동식품도 손쉽게 조리할수 있는 다기능제품이 인기를
모았다.

그런가하면 유럽의 필립스 그룬디히등 가전업체들은 종래의 50~60 짜리
TV를 1백 로 증폭,화면떨림이나 스노현상을 제거한 고화질TV를 대당
1천7백달러에 내놓아 92년 히트상품으로 주목을 끌었다. 스위스의
전자업체 스워치사는 반투명 컬러플라스틱으로 된 장방형 송수화기 2개로
1세트를 구성,2인이 동시에 송수신할수 있는 패션과 기능겸용의 전화기를
개발해 폭발적인 신규수요를 창출했다.

이같은 세계히트상품 대열에는 우리나라의 삼성항공이 일본 펜탁스
올림푸스등에 뒤이어 개발한 3배줌 카메라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의
이 카메라는 가격면에서 기존의 콤팩트카메라와 거의 같은 수준이면서도
다용도 사용이 가능해 영국등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세계히트상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보다도 신기술에 의한
유행창조로 신규수요를 창출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중에는
우리나라에서 "한물간 사양업종"으로 치부되고있는 신발 섬유등분야의
상품들도 많다.

미국 리복사가 운동화 윗부분에 공기를 주입,탄력을 높일수 있게끔 개발한
펌프슈즈나 미 휴미텍스사가 신생아를 겨냥,발매한 광섬유제 담요등이
대표적 신상품이다. 이들은 특수장치를 이용한 신기술상품으로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면서 얼마든지 신규수요를 이끌어낼수 있음을 입증했다.

고가 고품질 고기술등 이른바 "3고아이디어제품"의 돌출도 주목할만 하다.
캐나다에서 발매된 팩스모뎀,벨기에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좌우 2개의 문이
달린 서리가 끼지않는 대형냉장고,삼성항공의 3배줌카메라등은
품질차별화에 의한 "고품질 고가전략제품"으로 소비자시장에 파고든
상품들이다.

기존제품과 동일한 기능을 가지면서도 소형화에 성공한 제품들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캐나다의 자동응답장치부착 무선전화기,프랑스의
자동차도난방지용 보조자물쇠,대만의 분리식 에어컨등이 이같은 범주에
속한다.

한개의 품목에 기존 여러가지 상품의 기능을 첨가한 복합기능성 상품들도
주요시장을 휩쓸었다. 독일의 그릴부착 전자레인지,벨기에의 물걸레겸용
진공청소기등이 그 대표적 신상품들이다.

이밖에 전반적인 세계소비자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여가생활확대추세를
겨냥,개발되고있는 여가용 상품들도 눈길을 모으고있다. 싱가포르의
말하는 인형,프랑스의 변신자동차완구등이 이같은 상품들이다.

전자관련 하이테크상품의 수요확대추세도 빼놓을수없는 세계시장의 큰
흐름이다. 필립스사의 고속회전VTR,일본의 액정컬러TV,홍콩의
전자사전등이 이같은 흐름을 타고 히트상품으로 각광받았다.

상품자체가 뛰어나다는 이유만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기존상품과 유사한 제품들의 경우도 소비자욕구를 잘 파악,상품특성을
차별적 효과적으로 홍보할 경우 얼마든지 히트상품 대열에 오를수 있다.
이른바 "차별적 마케팅기법에 의한 히트상품"들로 분류되는 상품으로는
미국의 초음파진단기,프랑스의 디지털 오디오 테이프(DAT)플레이어등이
두드러진다.

이들 상품은 종전 유사제품의 상품인지도를 이용하는 한편으로 새로운
모델및 부수기능개발을 통한 가격및 품질차별화에 주력,소비자들의 주목을
모은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주요시장별로 지난해 히트상품의 특색을 살펴보면 미국에서는 가전
패션 오락용품들이 다양하게 인기를 모은 가운데 초음파진단기
광섬유제담요등은 차별적 마케팅기법으로 성공사례를 기록,미국시장공략을
위해서는 효과적 마케팅기법개발이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일본시장에서는 하트카펫 파노라마카메라등 고기술하이테크전자제품이
히트했고 유럽시장에서는 다기능가전제품 휴대형소품 운동용품등이
신규유망상품으로 각광받았다.

품목별로는 가전제품의 경우 복합기능화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생활의
편리성을 강조하는 제품이 대거 인기를 모았고 완구오락용품분야에서는
어린이와 젊은층의 감각적 세태를 반영,젖꼭지부착목걸이 물총등 일시성이
짙은 상품의 돌출이 두드러졌다. 운동용품분야에서는
스포츠용품시장규모가 확대되면서 하이테크신기술이 결합된 상품들이
전체수요를 주도했다. 의류및 패션상품분야에서는 패션성 소품이 주종을
이루며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려는 공급자 마케팅전략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최근 환경보호운동이 강화되는 추세를 반영,건강 환경관련제품의
수요가 계속 높아지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공은 이같은 해외주요시장 히트상품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불 때
"히트상품이 되기위해서는 우선 근원적인 상품력이 있어야하며 그 상품이
판매되는 시점의 시대성을 반영해야한다"고 밝히고 "이를위해서는 끊임없는
상품아이디어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기법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