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목] ''단순한게 좋아'' 복고풍 상품 인기
조작 간편/기능 충실한 전자제품 등 개발 주력

도쿄시내 JR심바시역앞의 종합할인판매점 기무라야. 이곳에서는 지금
가전제품을 30~50%정도 할인판매하고 있다. 그것도 소니 히타치 마쓰시타
샤프등 일본의 손꼽는 기업들의 상품이다. 물론 지난해 발매된 것들이다.
위성방송을 잡을수 있는 비디오데크의 경우 15만엔짜리가 7만5천엔선이다.
예약녹화시스템등 복잡한 첨단기능이 가미된 것인데도 그렇다.

기무라야의 판매원 이노우에씨는 "재고가 많으니 싸게 처분할 뿐"이라는
대답을 한다. 최첨단의 기술이 가미된 상품들도 안팔리는 시대가
된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거품경기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복잡한
기능을 가진 첨단상품이라해서 잘팔리는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기본기능에 충실한 저렴한 상품쪽이 선호되는 "복고풍"이 일고있다.

볼펜끝에 시계를 부착한 시계볼펜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이다. 라이터에
시계를 붙인 시계라이터도 같은 운명이 됐다.

이에비해 녹화 재생을 간단히 할수있는 단순기능의 비디오데크는 꾸준히
팔리고있다.

한때 복잡한 기능의 전화기가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본기능만을 살린 전화기가 인기를 끌고있다. 소니사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흑전"이라는 전화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전화기는 전화를 걸고
받을수있는 기본기능을 주로 살렸다. 메시지를 전할수있는 녹음기능이나
보류기능도 없다. 그동안 다기능전화기는 불필요한 성능을 너무 많이
부착했다. 이에따라 가격만 비싸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소니는 이 흑전구입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결과 3분의1만이
보류기능을 추가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소니는 이를 나머지
3분의2는 추가기능이 필요없다는 쪽으로 해석했다. 결코 새로운 것이라
할수없는 "구형신제품"이 강한상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일본의 퍼스널컴퓨터시장에서는 미애플사의 매킨토시가 인기를
끌었다. "인간제1,기술은 제2"라는 개발전략이 먹혀들어간 것이다.
대부분의 퍼스널컴퓨터는 "만능"을 지향하지만 상당한 전문지식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마크"라는 애칭을 가진 매킨토시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써도
쉽게 조작할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최고급기종인 본체가 80만엔인데도
잘팔리고 있다. 사용하기 쉬운 제품이라는데서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한 예라할수 있다.

가네보는 "테스티모 루즈 "라는 립스틱을 개발,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먹어도 깨끗하다. 키스해도 깨끗하다. 사랑의 립스틱"이라는 광고도
한몫을 했다. 이 립스틱은 잘 지워지지않는게 특징. 몇번씩 발라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시켜 주었다.

소비자들은 립스틱을 고를때 1차적으로 색깔을 중요시 한다. 메이커들도
자연히 색상개발에 힘을 기울인다. 하지만 가네보는 지워지지않는 쪽에
신경을 써 이 상품을 개발했다.

립스틱은 보통 50만개이상 팔리면 성공작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가네보의 신상품은 발매 2개월만에 2백20만개이상이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금속섬유로 만든 와콜사의 브래지어도 히트상품대열에 들어간다. "가슴을
예쁘고 크게 보이게 한다"는 평판을 산 까닭이다. 4천8백엔인 이상품은
발매 4개월만에 63만개가 팔렸다.

제품의 용도나 목적이 분명한 상품이 각광을 받고있는 것이다.

일본빅터는 CD라디오카세트개발에 앞서 여성사원 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적이 있다. 이결과 너무 복잡한 기능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상품화에 있어 보턴을 누르는 횟수를 줄이는등 조작하기 쉬운것을
좋아한다는 여사원이 대부분이었다.

가오는 "강한 상품"이라는 상품개발전략을 추진중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정보등 3가지측면에서 상품의 기본에 충실,강한 상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상품개발 5원칙도 마련했다. 1 사회에 유용할것
2 독창적 기술을 담을것 3 가격경쟁에서 강할것 4 상품화에 앞서 철저한
소비자테스트에 합격할것 5 유통단계에서 상품정보가 잘 전달되게 할것
등이다.

일본 산업계의 이런 흐름은 공통점을 갖고있다. 상품의 기본기능과
뚜렷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면 종] 7면 국제
[저 자] 김형철 동경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