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은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부속병원을 비롯한 주요 종합병원과
서울의 유명 산부인과인 차병원 제일병원등 전국 30-40곳의 병의원에서
한달에 2백여회정도 시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한번 시술에 드는 비용은 2백만원내외로 사람에 따라 2-6회정도 시
술해야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체 인공수정비용은 많게는 1천만원대에
이른다.
`과학의 승리'' `불임부부에 축복''이라고 일컬어졌던 인공수정은 그러나
정자의 채취에서부터 시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
우선 정자의 조달이 대부분 의과대학생이나 수련의에게서 매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인턴과정을 밟고 있는 유모씨928)는 "병원내 설립된 정자
은행에서 정자가 필요할 때마다 인턴이나 레지던트들을 불러 채취를 한다"
며 "한번 채취시 5년전만 해도 5만원씩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10~20여만원
씩에 거래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회사원 이모씨(29)도 "대학 재학시 일부 친구들 중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정자를 팔았는데 의대에서 정자를 수집한다는 소문이 돌면 타과 학
생들도 찾아가 한번에 10~15만원씩 받고 정자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은 대학생이나 수련의를 통한 정자의 조달이 쉽고,
건강한 양질의 정자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호되고 있으며 불임부
부들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로부터 조달이 어려운 일선 병의원은 직원이나 가까운 친인척을
통해서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이같은 정자매매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채취에
잘 응해주는 학생이나 수련의의 것이 반복사용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수집된 정자는 영하 1백96도C의 냉동탱크에 보관돼 시술에 필요할 때마
다 사용되는데 냉동탱크가 갖춰지지 않은 일선 병의원들은 정자제공자를
수술일시에 맞춰 불러 즉석에서 제공받아 시술하기 때문에 질병검사는 어
려운 실정이라는 것.
산부인과 전문의 김모씨(45.여)는 "염색체검사등 정자의 각종 질병검사에
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외견상 건강한 신체의 소유자에게서 정자를 채
취하고 있기때문에 일부 대학병원이나 전문클리닉을 제외한 일반병원들은
질병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일부 대학병원을 비롯한 병의원들은 불임부부의 사생활 보호라
는 이유를 들어 대부분 정자제공자의 관리대장을 따로 만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정자를 제공받을때도 수술에 사용되는지 여부는 알리지 않는
게 판행"이라며 "인공수정은 환자와 의사간의 절대적 신뢰에서 이루어지
기 때문에 의사 개인의 양식과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