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이기택대표가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대중전대표의 묵시적
지원에 힘입어 당권굳히기에 한창이다. 이대표와 민주계측은 김전대표의
측근들과 연대,신주류를 형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대표의 신주류 구상은 대선과정에서 "다음에 당권을 이어받을 사람은
이대표"라고 말해온 김전대표의 의중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됐다.

김전대표는 정계은퇴발표이후 공식적으로는 이대표를 지지한다고 말은
안하고 있지만 이대표 지지쪽으로 해석될수 있는 말을 흘리고있는것은
사실이다. 김전대표및 동교동계로서는 이대표를 지지하는것이 순리라고
생각하는듯하다.

동교동계는 이대표를 지지하지않을 경우 대선에서 이대표와 민주계를
이용했다는 부담감을 안고있는것 같다. 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당의
단합을 위해 아직은 당내 장악력이 부족하지만 일단 이대표를 선택할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대표및 동교동사단이 이대표의 경쟁자인 김상현최고위원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지않은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당내 호남인사들 사이에서도 이번 대선을 통해 확연하게
드러났듯이 호남간판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이대표를 구심점으로 영남권과
중부권이 똘똘 뭉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수렴했다는 관측들이다.
이대표측은 대표경선방식을 놓고 "비록 순수집단체제라해도 대표는
단일대표인만큼 대외적으로도 최고위원과 분리,경선을 통해 민주적으로
선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일부최고위원들의 선최고위원선출 후대표경선 주장에 완강히
반대하고있는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최대로 이용한 전략의 하나라고
볼수있다.

이대표가 생각중인 신주류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최소한 현재 2명인
민주계 최고위원수가 줄지않는 동시에 5명이상의 최고위원이 이대표를
뒷받침하는 형태가 되는것.

이대표는 한때 이같은 구상을 실현시키기위해 동교동계의 한광옥
권노갑의원과 신민계의 김영배 김원기최고위원,민주계의
김정길최고위원등과 연대한다는 검토까지 한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연대는 결국 조세형 박영숙최고위원을 비롯한 신민계의
다른 최고위원 경선후보는 물론 이부영최고위원 이철총무 노무현전의원등
민주계후보들까지 적으로 만들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또 만에하나
경선에서 이들 반대파가 5명이상 당선될 경우 오히려 대표가 허수아비가
된다는 판단에서 수용치않기로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이대표측은 일단 최고위원 경선에대해 엄정중립을 선언하되
선거운동과정에서 지지자들을 통해 "이대표를 지지하는 신민계 최고위원을
미는것이 바람직하다"는 다소 애매모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전략이다.

이대표측은 4명의 민주계후보를 포함,5명정도의 신주류멤버가 구성될수
있으며 공개적으로 중립을 지킨이상 설사 의외의 인물들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더라도 신주류위주로 최고위원회의를 구성하는데 별문제가 안된다는
판단이다. 이렇듯 이대표가 당권을 거머쥐기 일보직전의 상황까지
와있는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가 과연 민자당에 맞설 제1야당의
총수로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지 의심하는 당내 반대세력도
만만치않은것이 사실이다. 민주계 현역의원 26명도 완전 장악했다고
볼수없으며 이부영최고위원이나 이철총무등과는 이미 사이가 벌어지고있고
이들이 신주류 대상에서 제외될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도는 형편이다. 또
동교동계에서도 일단 이대표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신민계의 대부분은
이대표의 지도력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고있어 낙관할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들은 26일 김전대표가 출국하고나면 그동안 김전대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위해 참고있던 볼멘소리들이 한꺼번에 터질것으로 우려하고있다.

따라서 이대표의 당권장악능력은 김전대표가 출국한후 당을 어떻게
끌고가느냐하는 1차 관문을 통과하는 모양새에따라 좌우될것으로 보인다.

<정용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