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정지점장은 "신용사회구현은 신용이 통용되는 분위 <4> 신용보증기금
주안지점장 김홍정씨(51). 그는 대표적인 "화이트칼라"인
금융기관지점장으로는 드물게 자동차정비사자격증(2급)을 갖고 있다.
"남는 시간을 아껴 뭐라도 하려다보니 자격증을 갖게됐다"는게 자신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위에선 "소신에 어긋나는 보증을 해줄바에는 회사를
그만두려고 자격증을 딴 것으로 안다"며 "그사람 독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지점장이 신용보증기금의 "간판"으로 꼽히는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힘깨나 쓰는 사람의 외부압력에도,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오는 업체의
"읍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보다 정확한 신용평가를 위한 자신의 역할에
몰두하고 있다.

"신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수 있도록 갖가지 자료를 축적하고 그
활용도를 높이는데 고심하는 사람,그는 신용사회를 향한 첨병인 셈이다.

지금은 모든 금융기관에서 세무서제출자료를 대출심사자료로 활용하고
있지만 부가가치세 실시(77년7월)이후에도 한동안은 대부분 중소기업의
매출관련 서류는 세무서용 따로,은행용 따로였다.

세금도 내지않는 매출액을 인정해선 안된다며 세무자료를 신용보증자료로
활용하기 시작,납세풍토개선에 상당한 몫을 한것도 본점 신용조사과장으로
있을때 그가 처음한 일이다.

신용보증기금은 담보가 부족한 업체가 은행돈을 얻을수 있도록 보증을
서주는 일을 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신용평가자체가 중요한 일이다. 자칫
그릇된 정보로 유망한 기업을 하루아침에 망하게 할수도 있다. 또 장래가
"뻔한"기업을 보증섰다간 기금의 재산만 갉아먹을수도 있다.

"신용평가란 무형의것을 구체적인 숫자로 뽑아내는 작업입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죠. 따라서 신용을 평가하는 사람은 주어진 자료뿐만아니라
보이지않는 정보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김지점장은 늘 바쁘다. 6백75개 거래기업체의 재무제표등을 꿰고
있는것은 기본이다. 틈만나면 은행지점장은 물론 보증을 받으려는 업체와
같은 업종의 다른 업체대표들과도 수시로 접촉,거래업체의 모든것을
파악하려든다. 보증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진정 보증을 받을 자격이 있는
기업에만 지원이 돌아가도록 해야한다는 신념에서다.

김지점장은 요즘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있다. 거래기업뿐만아니라
지역내에있는 2천여개 기업체의 갖가지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것이
그것이다. 물론 본점에 축적된 6만여개 기업체의 재무제표등 숫자화된
정보를 수시로 받아볼수있다. 여기에 살아움직이는 정보까지를 더한다면
좀더 정확한 보증을 설수있다는 것이다. 모든 기업의 정보가 정리되면
기금이 대신 물어주는 돈(대위변제)도 적어지고 유망한 기업이 더 쉽게
보증을 받는날도 앞당겨질 것이란게 그의 신념이다.

그가 가장 우울하게 느끼는 계절은 신학기초다. 신용대출인
학자금융자연체율이 엄청나게 높다는게 밝혀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학생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신용을
지키지않는 젊은이"들이 양산되고있다는 것은 걱정스럽다고 말한다.

신용,그것은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자존심을 가진 사람이라야
지킬수 있고,또 그것은 질서의식의 첫출발점이기도 하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