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이 나거나 못쓰는 경운기 트랙터등 폐농기계가 농촌의 새로운
환경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농기계보급이 확산되면서 폐농기계가 늘고있으나 자동차의 폐차처리와
같은 관련규정이 없어 마을의 공터마다 버리는 농기계가 쌓여가고 있다.

2일 경기도김포군양촌면루산4리 마을안 정미소공터에는 버린지 몇년이
된듯한 경운기와 탈곡기등 폐농기계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또 동네모퉁이 주변,좁은 갓길등에도 부서진 경운기엔지과 적재함 각종
농기계부품들이 여기저기 멋대로 방치돼 주변환경을 크게 해치고 있다.

이 마을주민 강봉영씨(59)는 "몇해전까지는 고철장수가 빨래비누 몇개씩을
주고 회수해 가곤 했으나 요즘은 고철값 하락으로 발길이 끊기면서
동네빈터마다 이들 폐농기계가 쌓여 골칫거리가 되고있다"고 말했다.

김포군 관내만하더라도 매년 경운기 7백80여대,트랙터 90여대,콤바인
70여대등이 폐기되고 있으나 회수및 재생률은 20%정도에 지나지않아 결국
7백여대에 달하는 고철덩어리가 아무 곳에나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포읍소재 국제종합기계대리점의 박영배부장은 "간혹 트랙터와 같은
고가농기계가 중고매매되는 경우는 있으나 단순한 폐농기계 회수실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용인군의 사정도 비슷해 해마다 경운기 1천여대를 비롯 트랙터
20여대,콤바인 1백여대,이앙기 3백여대,탈곡기 2백여대등 못쓰는 농기계가
버려지고 있으나 30%가량만 회수되고 있을뿐 나머지는 마을주변 야산등에
마구 버려지고 있다.

용인군 수지면 물동리의 최경수씨(52)는 "폐농기계를 운반비까지 물어가며
고물수집상에 가져가도 고철값은 커녕 오히려 처리비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들이 동네주변에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농기계의 평균수명이 3~7년인점을 감안하면 80년대 중반부터 본격 보급된
대형농기계의 폐기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계수명을 늘리기 위해 군마다 이동수리반을 운영하고 있고 농민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폐농기계문제에 대한 근본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농수산부 신구범 농정국장은 "농기계의 폐기시점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닥쳐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위해 이달내 관계전문기관과
협의,각지역에 폐농기계 처분장을 건설하는등의 근본적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김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