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마찰로 얼룩져있는 세계경제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외압력에도 한사코 금리인하를 거부해오던 독일이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세계경제에 한줄기 밝은 빛을 던졌다. 독일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4일 재할인율을 8%로 0.25%포인트 내렸다. 또 채권을 담보로
하는 롬바르트대출금리(콜금리)도 9.5%에서 9%로 낮추었다. 이는 지난해
9월이후 5개월만의 금리인하다.

독일의 이번 금리인하는 여러면에서 의의가 자못 크다.

무엇보다 침체된 세계경제의 회복을 앞당기는 촉진제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금리인하로 우선 독일경제가 회복되고 유럽경제의 중추인
독일경제의 성장은 다른 유럽국가들의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유럽경제의 성장은 미국 일본등 여러국가들의 수출시장확대로 연결되면서
자동적으로 세계경제를 부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과 유럽경제회복은
이지역에 대한 우리의 수출도 증대시키는 효과를 낼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저금리시대도래가능성 역시 독일금리인하가 지니는 의미중
하나로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일본 영국 이탈리아등의 금리인하에 이은
독일금리인하는 "세계금리인하도미노현상"의 정점으로 평가할만 하다.
추가금리인하를 망설이고 있는 미국이 독일금리인하를 계기로 조만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또다른 의의는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유럽환율체제를 안정시키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독일고금리는 유럽외환시장불안의
주범이었다.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의 통화가치는 최근 연일 독일마르크화에 대해
사상최저로 떨어졌다. 그 결과 유럽의 환율안정제도인
ERM(환율조정장치)은 붕괴위기에 직면,여타유럽국들은 독일의 금리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세계경제에 대한 이같은 플러스기대감은 즉각 국제금융시장에서 수치로
반영됐다. 이날 미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지수는
독일금리인하발표직후 42.95포인트(1.2%)오른 3,413.21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영국런던증시의 FT100주가지수는 한때 26포인트 오르면서
사상처음으로 2,900선을 넘어섰다. 독일금리인하가 가져올 경기회복을
기대해서였다.

줄곧 떨어지기만 하던 영국파운드,프랑스 프랑,덴마크 크로네화도
마르크화에 대해 오름세로 돌아서 유럽외환시장혼란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미달러는 최근의 오름세를 지속했다.

독일이 예상외로 금리를 내린 배경에는 정치.경제적 요인이 복합
작용했다.

먼저 정치적으로는 영국 프랑스 미국등의 금리인하요구를 수용한다는
차원이다. 즉 금리를 내림으로써 서방선진7개국(G7)간의 금리협조체제를
독일이 깨고 있지않다는 점을 과시한것으로 볼수있다.

EC(유럽공동체)회원국들은 유럽경제회복을 저해하고 유럽금융시장을
혼란시키는 직접 원인이 독일고금리정책이라고 비난해왔다. 미국은
세계경제활성화를 위해 독일금리인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해왔다.

경제적으로는 독일내부상황이 금리인하를 필요로 했다.

비록 인플레율이 높긴 하지만 경기침체기미가 완연해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금리를 내려야만 했다. 지난해 구서독지역의 경제성장률은 0.8%로
10년만의 최저였다. 올해는 더욱 나빠져 마이너스1~2%에 이를것으로
독일경제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는 형편이다.

인플레가 4.4%로 억제목표치인 2%대를 훨씬 초과하고 있음에도 금리를
내릴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금리인하폭이 너무 작다는 지적이 강하다. 이정도 인하로는
유럽환율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며 독일경기부양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이다. 인하시기도 때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말쯤
내렸어야 제대로 효과를 냈을 것으로 일부전문가들은 말하고있다.

이때문에 독일이 빠르면 3월초쯤 금리를 추가인하할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