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여전히 심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본격적인 불황탈출을
점치기에는 아직 이른것 같다.

세계각국의 사정은 각기 다르지만 저성장 고실업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은 거의 비슷하다. 세계적 불황으로 각국경제성장률은 낮아지고
이는 고용의 감소,즉 실업 증가로 이어진다. 그래서 각국은 실업을
줄이려고 수입규제를 강화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무역전쟁을 촉발시킨다.

이러한 상황은 일찍이 30년대에 이미 온 세계가 경험한바 있다. 70년대
이후 강화된 선진국의 신보호무역주의라는 것도 자국이익만을 앞세운
자국이기주의의 산물에 다름 아니다.

최근 독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재할인율을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각국의 재할인율 인하폭과 인하 배경은 다소 다르지만 이것이 세계
경제회복에 다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으로 개대되고 있다.

4일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은 재할인금리를 8. 25%에서 8%로 내림과
동시에 시중은행 긴급대출금리인 롬바르트금리도 9. 5%에서 9%로
인하했다. 독일은 그동안 통일비용증가에 따른 인플레를 막기 위해
고금리정책을 취해 왔다.

독일은 그들의 필요에 따라 이러한 정책을 써 왔지만 유럽경제는 좀처럼
회생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정부는 독일이 금리인하를 비롯한 금융완화정책을 실시하여 유럽
경제회복에 숨통을 터줘야할 것이라고 요청해 왔던 것이다. 독일의 통일은
유럽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각국간의 경제협력에 장애요인이 된다는
식으로 독일의 비협조적 태도를 비난하기까지 했다.

독일의 이번 금리인하조치는 금리인하발표직후 영국 파운드화가치가 크게
회복된것을 보더라도 유럽 외환시장의 혼란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될수 있을
것이다. 유럽각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각국의 통화가 혼란상태에 빠지자
이것이 독일의 고금리정책때문에 빚어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독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이어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의
중앙은행에서도 재할금리를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금이인하만으로
유럽경제,나아가 세계경제가 회복될수 있는것은 아니더라도 금리인하조치는
경제가 오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수 있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수
있을것이다.

일본에서도 4일 재할금리를 3. 25%에서 2. 5%로 대폭 인하했다. 이로써
일본의 재할인율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일본중앙은행은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라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외면할 입장이 될수
없었다.

일본 중앙은행의 재할금리 인하조치는기업의 설비투자와 개인소비를
촉진하고 기업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중소기업도산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이러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경제기획청의 조사에서는 올한햇동안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4. 1%나 줄일 예정이라는 것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금리인하 배경에는 일본에 가해지고 있는 외국의 요구를
수용한 측면도 있는것 같다. 일본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막대한 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흑자때문에
미국에서는 일본에 대하여 국내 수요확대를 비롯한 경기부양책을 계속
요구해 왔고 일본은 이러한 외국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우선 취한
것으로 볼수 있다.

세계 경제전망은 전반적으로 어두워 경기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국제경제기구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경기불황의 탈출은 금리
조정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더욱이 오늘날 세계 각국경제는 서로가 크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따라서 주요국이 자국경제만을 살리려는 이기주의에 빠질때 세계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수 없다. 주요국들이 자국의 이익극대화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신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사례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통상마찰은 주요 선진국들이 이웃나라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근인빈곤화정책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침체와 함께 한국 경제도 바닥에서 맴돌고 있다. 최근
우리도 금리인하조치를 단행하고 경기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경제의 앞날은 밝지않다. 한국경제는 주요선진국의 경제동향에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지만 우리 스스로가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배양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노력없이 세계경제 흐름의 호전에만 기대할수는 없다. 우리가
그러한 기대에만 매달려있을 만큼 한국경제의 현실은 한가하지 않다.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선진각국의 부당한 무역규제조치에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도 정비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