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6일 발표된 아파트분양가인상은 기존 아파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번 분양가인상은 일부지역에서 집값이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있는데다
봄철이사철 피크타임을 눈앞에 두고있는 시점에서 발표돼 그 파급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아파트분양가 인상은 기존 아파트값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아파트시장에서도 당장 큰 파장이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신도시 첫 분양이 시작되기전에 아파트분양가를 인상할것으로 예견됐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 표준건축비조정이 지연되면서 건설부 경제기획원 업계간에
인상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계속 여론의 초점이 돼 정부가
결정한 5.2%와 거의 맞아떨어지다시피한 "5.0%"인상설이 연초부터 끈질기게
나돌았다.

심지어 경제기획원과 민자당일각에서 분양가자율화를 거론했어도 기존
아파트값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데다 소폭의 분양가인상으로 집값이
흔들린다는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대형건설업체인 지정업체들의 신규입주물량 15만4백80가구를 비롯
올해에만 전국적으로 25만여가구의 신규입주물량이 대기하고있는것도
집값안정에 한몫할 것으로 보고있다.

더욱이 오는 25일부터 출범하는 새정부도 올해 주택공급물량을
60만가구(지난해 55만가구)로 계획하고있어 이번 분양가인상이 집값을
끌어올릴 이유가 없다고주장한다.

조주현교수(건국대 부동산학과)는 "풍부한 공급및 입주물량등 집값의
하향안정세를 유지할 구조적 이유는 있지만 집값상승세를 부추길 원인은
없다"며 "이번 아파트분양가인상이 기존주택값에 미칠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토개발연구원의 오진모토지연구실장도 "집값이 오는 94년까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건설부의 예측에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면서 "2년에 걸친
집값하락세와 주택전산망가동등으로 주택투기수요가 크게 줄어들어 이번
인상으로 기존 주택시장이 흔들릴 것으로는 보지않는다"고 못박았다.

주택공사의 김명세조사연구실장은 "분양가인상이 주택거래를 촉진하는등
주택시장에 활기는 주겠지만 집값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들어 노원구등 강북일부지역의 집값이 들먹이는 것은 매년
신학기를 앞두고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그동안 아파트시세를
주도해온 강남지역의 아파트값이 거래없이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것만
보아도 집값안정세가 장기화되리라는 것이다.

강남구개포동 한일부동산의 최세현씨(42)는 "예년의 경우
"분양가자율화"얘기가 신문에 한줄만 나와도 집값이 20~30%씩 뛰었지만
올해는 자율화설이 공공연히 나돌아도 집값은 미동도 안했다"며 "심지어
분당등 아파트당첨자들은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본전이라도 건지려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부는 최근 서울수도권의 전용18평이하 소형주택의 전세값이
미등세를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래없이 집값 전세값 모두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방형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