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상용차공장은 과연 대구성서공단에 건설될 것인가.

지난 12일 대구를 방문한 노태우대통령이 지역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대구시와 삼성간에 상용차공장 입주협약이 이루어져 현재 사업을
추진중인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한데 대해 삼성중공업관계자들은 매우
곤혹스런 표정들이다.

삼성중공업관계자들은 "대구시가 올해 조성될 성서3공단에 입주할 것을
요청해와 이를 검토하고있는 것은 사실이나 입주를 결정했거나 입주협약을
서면으로 작성한 일은 없다"고만 말할뿐 더이상 이문제에대해 얘기하기를
꺼린다.

자동차업계관계자들은 "내륙지방인 대구는 자동차산업을 하기에는
입지조건이 좋지 않다"면서 삼성도 상용차공장을 창원에 건설키로
결정한것으로 알고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사안이 대통령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삼성측의 입장은 난처하다.

"삼성이 성서공단에 들어간다고해서 꼭 상용차공장이 들어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잖느냐""이 문제는 그룹차원에서도 검토중인것으로 안다"는
등으로 애매한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삼성이 지난해 7월 상용차사업에 진출한데는
대구.경북지역 인사들의 "힘"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보고있다.

대구.경북지역 인사들은 침체일로를 걷고있는 대구지역 섬유산업을
대체할만한 사업을 찾아야하는 입장이고,삼성측은 어떻게하든 자동차산업에
진츨해야할 형편이었기 때문에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졌을 가능성은
없지않다.

대구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한 대구지역경제인들이 삼성의
상용차기술도입신고수리이후 "상용차공장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등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던것은 사실이다.

업계는 이같은 전후사정으로 미루어 삼성측이 상용차기술도입신고서
수리과정에서 대구지역인사들에게 모종의 언질을주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삼성이 발목을 잡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창원2공장(건설중장비공장)부지에 여유가 있어 그
자리에 상공부에 낸 상용차사업계획서대로 오는 95년까지 연간 4천2백대
생산능력의 공장을 짓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성서공단부지가
필요치 않은 여건이다.

게다가 성서공단 분양예정가는 다른 공단보다 평당 20만~30만원 비싼
7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공장부지 45만평을 구입할 경우 3천억원이상이
소요되는 셈이다. 삼성이 더욱 주춤 거릴수밖에 없는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삼성이 "언젠가 해야할 사업"임을 강조하는 승용차사업을 하기엔
대구는 더더욱 입지조건에서 벗어난다.

과연 삼성이 상용차만 하기위해 선뜻 3천억원을 투자할수있겠느냐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삼성이 성서공단에 계열사 연구소를 짓는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삼성중공업은 "성서공단분양이 마감되는 3월말까지는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혀 여운만 남기고 있다.

<김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