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문태갑)이 오는 94년 수익사업을 위해 올림픽공
원 사이클경기장에서 사행심을 조장하는 사이클 경주를 실시하려 하자 인근
주민들과 역사학계가 유적지와 시민공원을 훼손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림픽공원 사이클경기장(벨로드롬)에서 경마처럼 돈
을 걸고 경기를 하는 `경륜''을 시행하기 위해 지난 1월 서울시에 교통영향
평가를 요청해놓고 있다.
체육진흥공단은 올림픽 사이클경기장에 올해 3백30억원을 들여 2천4백평을
증축하고 현행 6천명을 수용하는 관람시설을 1만5천명 규모로 늘려 94년초
부터 주3회씩 경륜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송파구의회는 이상목 의원 등 19명의 이름으로 `올림픽공원내
경륜장건설 반대 결의안''을 제출해놓고 있으며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송파구의회와 주민들은 "체육진흥공단이 주민들의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고
눈썰매장에 이어 경륜장까지 설치하려는 것은 시민의 휴식공간인 공원을 훼
손하고 도박장화하려는 발상"이라며 "청소년 교육과 주거환경에도 나쁜 영
향을 미칠 경륜장 건설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최봉룡 교수(사학)는 "백제 초기 유적지인 몽촌토성이 들어 있는
올림픽공원 안에 눈썰매장과 함께 경륜장을 설치하는 것은 문화재 보호정책
과도 어긋난다"며 "고적이나 유적지는 가능한 한 보존해 시민공원과 산 교
육장으로 남겨둬야지 유원지나 수익사업을 위해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
다.
서울시도 체육진흥공단의 경륜장 교통영향평가에 대해 "경륜장은 엄청난
교통을 유발시키고 공원 안에 별도의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 등 기존 공원
시설에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에 관련부서와 다시 협의를 한 뒤 다시 신청
하라"며 심의를 보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