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취임식은 신임 김영삼대통령이 오전 9시59분 대통령전용차로 단상
뒤의 국회의사당 현관에 도착, 단상에 입장하면서 시작.
김대통령과 부인 손명순여사는 국악단이 정악인 <만파정식지곡>이 연주
하는 가운데 활짝 웃음을 띠며 등단 참석자들의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
다.
김대통령은 짙은 감청색 양복에 자주색 넥타이 차림이었고 노이임대통령
은 검은색 코트를 걸친 차림. 손여사와 노이임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여사는
각각 연분홍과 황색한복을 차려입었다.
김차기대통령이 손을 가볍게들어 단상의 인사들과 인사를 교환한뒤 단상
중앙의 연단 왼쪽에 착석하자 사회자인 김종민총무처의정국장이 개식을 선
언.
이때 군악병이 광장 양편의 국회도서관과 의원회관 옥상에 등장, 김희조
씨가 새로 작곡한 팡파르를 힘차게 울리면서 식장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
이에앞서 단상에 오른 노이임대통령과 부인 김옥숙여사는 단상 뒷쪽의 인
사들과 먼저 인사를 나눈뒤 앞줄의 전두환전대통령에게 다가가 서로 악수를
교환하며 5년만에 해후.
두전임대통령은 웃음띤 모습으로 "안녕하십니까" "오랫만입니다"라고 간단
히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착석.
간단한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이 끝나자 취임행사준비위원장인 현승종국
무총리는 식사를 통해 "퇴임하는 노대통령 내외분과 새로 대임을 맡은 김대
통령내외분께 거듭 축하와 경의를 드린다"고 짤막하게 인사.
0...이어 김대통령은 참석자 전원이 기립한 가운데 선서문 비치대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가 오른손을 들고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
고 역사적인 취임선서를 했다.
선서를 마친 김대통령은 먼저 뒷좌석에 있는 부친 김홍조옹을 비롯한 가족
들의 손을 잡은 다음 노이임대통령 최규하 전두환전대통령등 단상전열의 인
사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눴다.
김대통령이 인사를 교환하는 동안 행사장 둘레에서 1천4백마리의 비둘기가
일제히 의사당 창공으로 날아 오르고 예포 21발이 발사됐으며 축가 <해뜨는
나라의 아침>이 울려퍼져 축하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등단, "우리는 그렇게도 애타게 바
라던 문민 민주주의시대를 열기위해 이자리에 모였다"며 취임사를 시작.
김대통령은 "저는 신한국창조의 꿈을 가슴깊이 품고 있다"면서 "신한국은
보다 자유롭고 성숙한 민주사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더불어 풍
요롭게 사는 공동체, 갈라진 민족이 하나되어 평화롭게 사는 통일조국"이라
고 역설.
김대통령은 "우리안에 있는 벽은 허물어야 하고 한은 풀어야 한다"고 국민
대화합을 호소하고 "세계속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자랑스러운 한민족시
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는데 연설 대목대목마다 수십차례 박수가 터져 나
왔다. 약 20분간의 취임사에 이어 <코리아 판타지>합창이 끝나자 사회자가
폐회를 선언함으로써 40여분에 걸친 공식취임식만방지곡을 연주하는 가운
데 김대통령은 단상를 떠나는 최 전 두전직대통령과 악수를 교환하고 환송
한뒤 단상에서 두손을 번쩍들어 기립박수를 보내는 경축인사들에게 답례.
김대통령은 단상좌측 계단을 통해 단상아래로 내려와 식장을 떠나 연희동
사저로 돌아가는 노이임대통령 내외에게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
히 가십시요"라며 따뜻하게 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