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시절 대표적 정치공작 사건중의 하나인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일명
용팔이사건)과 관련해 배후 주모자로 지명수배를 받아오던 이택돈(58) 전
신민당 의원이 도피 5년10개월 만에 붙잡혔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유창종 부장검사)는 25일 경찰 검문검색에 걸려
붙잡힌 이씨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당시 권력층의 배후조종 여부등에 대해
집중 조사중이다.
이씨는 지난 24일 오후 2시30분께 아들이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가다 경
기도 포천검문소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비상근무중이던 경찰의 불심
검문에 붙잡혀 검찰에 압송됐다.
용팔이사건 발생 직후 잠적해 5년10개월 동안이나 도피생활을 해오던 이씨
가 당시 사건의 피해자인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검거됨으로써 당시의
정치공작 전모가 드러날지 수사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씨는 검찰에서 "용팔이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혐의 사실을 완
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또 "그동안 결코 도망다니지 않았으며 서울 송파구 문정동 패밀리
아파트 집을 가끔 들르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
려져 검찰이 의도적으로 이씨의 검거를 기피해오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붙
잡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씨는 87년 용팔이사건을 전후해 이승완(53) 전 호국청년연합 의장 등 사
건 관련자들이 묵었던 서울 강남의 리버사이드호텔에 들러 함께 식사등을
한 뒤 계산서에 서명하고 행동책인 용팔이 김용남(43)씨 등에게 자금을 전
달한 사실 등이 드러나 배후 주모자로 지명수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