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짜리 동전이 길가에 떨어져 있다면 이를 줍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아마 몇사람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추측하게 되는 근거는 서울 강남의 어느곳에서는 국민학교 어린이가
10만원짜리 보증수표를 들고 용돈을 쓴다는 우리 사회의 서글픈 세태 속에
있다.

사실 10원짜리 동전은 쓸데가 별로 없다.

카드식 공중전화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공중전화를 걸때도 카드만 있으면
되고 버스 탈때는 토큰을 사용하면 된다.

또 우리사회가 신용사회로 접어들면서 직장인은 물론이고 주부들까지 가정
용품을 구입할때 신용카드로 지불하게 되었다.

이 추세로 나간다면 10원짜리 동전뿐만 아니라 현금 자체가 필요없는 사회가
될지 모른다.

그래도 현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세금을 납부할때나 슈퍼마킷이나
구멍가게등에서 식료품등을 살때등이다.

동전을 잔뜩 지갑이나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다니던 시절에 비하면 참으로
편리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선진사회 공동의 현상이므로
자연스런 경향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등 선진사회와 아주 다른 측면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이들 선진사회에서는 우리 10원짜리 동전에 상응하는 미국의 경화1센트
(페니)짜리나 일본의 1엔(환률과 관계없이)짜리 경화가 국민의 소비생활에
큰 몫을 하고있고 필요 불가결한 존재라는 점이다.

이들 사회에서는 현찰로 물건을 살때 1센트,1엔까지 정확하게 계산을 해야
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잔돈도 에누리없이 받게된다.

이같은 차이는 어디에서 연유된것일까. 한마디로 우리 모두의
인플레 심리에 그 원인이 있지 않나 싶다.

우리 당국에서 요금인상은 승인할때 소비자의 편의도 감안했겠지만 그 폭이
너무나 넓다.

가령 지난달에 시내버스 요금이 2백10원에서 2백50원으로 인상된게 그 좋은
예이다.

정찰제의 경우는 말할것도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 91년에 10원짜리 주화를 3억개(30억원)나 제조했었으나
작년에는 제조량을 절반으로 줄여 1억5,000만개(15억원)만 시중에
유통시켰고 금년에는 5,000만개수준으로 다시 줄일 계획이라 한다.

이에 대한 평가는 각각이겠지만 10원짜리 동전을 소중히 다루는 사회가
여러모로 안정된 사회인 것만은 확실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