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콜 독일총리가 사흘간의 한국방문을 마치고 오늘 돌아간다.
이한에 앞서 그는 국회에서 독일통일의 경험과 교훈을 주제로 연설한다.

콜총리의 이번 방한목적과 관련해서는 경부고속전철 사업수주를 위한
차원높은 로비활동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 거대한
국책사업에는 지금 독일 프랑스 일본등 3개국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오는 4월에는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되어 있다.
어제오전 청와대에서 있은 한.독정상회담에서는 예상대로 이 사업에 대한
독일측의 관심표명이 있었다고 한다.

콜총리는 지난달 18일 인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인도네시아,일본을 거쳐
지난1일 서울에 왔다. 그는 당초 지난해 10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5개국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EC(유럽공동체)정상회담
예정으로 연기한뒤 이번에 실행했다. 따라서 그의 이번 나들이는
경부고속전철과 같은 현안도 물론 있었지만 그보다는 통일독일의 새로운
아시아전략 구현에 그 진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한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세계는 경제열전에 돌입하고 있다. 경제가 국제정치와
외교안보의 핵심이 되고 있고 정상들이자국의 경제실익을 위해 격식과
체면을 팽개치고 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콜총리의 아시아방문은 비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선진국들의 보다 적극적인 대아시아 접근노력의 일면을
반영한 것이다.

21세기의 세계경제는 미.일.EC의 3극체제가 되리라는 예측이다. 한편
중국을 비롯 한국 일본 아세안을 중심한 아시아.태평양 연안지역은
경제적으로 가장 역동적이고 유망한 시장으로 지목된다. 그런 아시아에
유럽 선진국들이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할수 있다.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얼마전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방문하고 돌아간바 있으며
앞으로 유럽정상과 경제각료 실업인들의 아시아발길은 부쩍 잦아질
전망이다.

한국으로서는 이같은 유럽의 움직임에 능동적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다각적인 경제협력확대에 나설 필요가 있다. 통상을 포함해서 자본
기술협력등 분야는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서구는 특히 동구와 구소련
그리고 지중해연안국진출 거점으로서도 중요하다.

"손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유럽의 대아시아관심이 부쩍 높아가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우리가 새로운 의욕과 시각에서 대유럽 접근을 모색할
때이다.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 독일과의 협력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