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단행된 민자당의 당직개편에서도 보안을 철칙으로 하는 김영삼대통령
의 독특한 인사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로 이세기 김용태의원이 내정됐다가 언론이 미리
보도하는 바람에 막판에 뒤집어 졌다는 것이 정설.
이런 가운데 대통령비서실장 정무1장관에 이어 사무총장까지 민주계가 독
식한 것과 관련, 민정계 일각에서는 "우리는 무엇이냐"는 소리도 튀어나오
는 분위기.
김영삼대통령은 당초 2일 당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신문에 개
편내용이 산전누설되자 크게 화를 내며 발표를 3일로 연기했다는 후문.
당주변에서는 김대통령이 사전누설의 `범인''으로 김종필대표최고위원을 지
목, 2일 오후 박관용비서실장을 시켜 입조심을 `경고''했다는 소문이 파다.
인선의 핵심인 최형우의원도 지난 1일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내정됐다는 보
도를 본 뒤 "아직 통보도 안왔는데 일을 망치려 한다"며 화를 내고 집을 나
갔다가 자정이 넘어 귀가.
이번 당직개편의 핵심은 역시 사무총장 대선기간 중 비대해진 당조직의 정
비등 집권당의 대대적 개혁을 주도해 갈 인물이 누가되느냐에 따라 향후 대
권구도마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사무총장후보로는 최형우 김윤환 두의원이 각축을 벌여왔는데 결국 김대통
령의 오랜 측근인 최의원으로 결론.
최, 김두의원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한때 당내에선 김영구 현
총장의 유임설이 떠돌기도.
그러나 당의 한 소식통은 당직발표직후 "김총장 유임설은 최총장 내정을
확신한 민주계측이 민주계 무마를 피해 고의적으로 유포한 것"이라고 전언.
즉 "김영삼대통령은 일찌감치 최총장구도를 결정했으면서도 마치 민정계
총장구도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처럼 비쳐지도록 모양 갖추기 차원에서 김총
장 유임설을 유포했던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
정책위의장엔 당초 이세기의원과 김중위위원이 거론됐으나 막판에 김종호
의원으로 변경.
특히 이의원은 김종필대표쪽에서 적극 추천, 정책위의장으로 거의 확정된
상태였으나 내정사실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당내 반발여론이 거세져 취소됐
다는 후문.
원내총무 역시 당초엔 김용태 현총무의 유임이 확정적이었으나 막판에 김
영구 현사무총장으로 변경.
당초 장관인선시 김용태 현총무를 내무장관 후보로 고려했으나 "개혁이미
지와 맞지 않는다"는 건의에 따라 취소했던 김대통령은 총무직만은 유임시
켜 줄 뜻이었으나 유임설이 언론에 사전 유출되자 돌연 경질을 결정했다는
것.
당무위원의 경우 국회상임위원장을 제외한 3선 이상의원 대부분이 포함되
고 원외인사 중 대선기여도가 큰 전직의원을 임명하는 선에서 정리.
그러나 이도선씨는 지난해 10월 선거대책위원회구성 당무회의에 `박태준파
동''의 눈치를 보느라 불참한 게 결정적 계기가 돼 탈락했다는 후문.
또 김식씨는 전두환 노태우대통령의 육사 11기 동기라는 점이, 최운지의원
은 과거 야당시절 신민당을 탈당해 신보수회에 참가한 경력 등이 탈락이유
가 됐다는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