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에 다시 매기가 따라붙고 있다.

지난 1월하순이후 7~8%선을 맴돌던 증권주의 거래비중이 지난달중순부터
10%를 웃돌고 이달에는 15%선까지 높아져 투자자들의 시선이 증권주에
쏠리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주가는 연초보다 13.3%가 떨어져 종합주가지수(10.8%하락)보다
깊은 낙폭을 보였다.

증권주의 이같은 최근 움직임이 "기대는 크지만 전망은 불투명한"증권주의
현실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를듯 하면서도 실제는
좀처럼 방향을 드러내지 않으려 든다는 설명이다.

증권계에서는 최근 끝없는 하락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서 적당한
투자대상을 고르는 것이 무척 어렵지만 증권주가 그런대로
주목해볼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선 반등국면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증권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주는 하락국면에서 먼저 떨어지고 상승국면에서 한발 앞서 크게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 증권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오는 중순께부터 반등을 보일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미리
사모아두는 전략을 구사해볼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재가치쪽에서도 실적호전 금융산업개편등의 재료가 뒤따르고 있다.

3~4개사를 제외한 모든 증권사들이 92사업연도에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92사업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4월부터 지난1월까지 모두
2천5백1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적자 1천97억원에
비하면 상당한 실적호전으로 오는3월말까지인 사업기간중 증권산업이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선다는 것이 사실상 굳어졌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거래량이 감소해 위탁수수료 수입이 줄어드는등 어두운 면이
없지 않으나 금리하락으로 금융비용이 줄어들고 보유주식의 배당금등이
들어와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흑자결산을 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산기말(3월말)까지 보유할 경우 지난해 무배당때문에 이번에는 배당락
없이 3~5%의 배당금을 챙길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달말께 시안이 발표될
예정인 금융산업개편도 증권업에는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금융산업개편으로 증권사들이 뭔가 하나라도 새로운 업무를 얻어낼
것으로 보여 손해될 것은 없다"는 것이 증권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투신업무 단기금융상품 취급허용등이 기대돼 금융산업개편을 "확실한
호재"로 봐도 무난하다는 평가이다. 이와관련,증권가에서는 증권사간의
흡수합병도 "재료감"으로 손꼽고 있다. 대형화 유도라는 정책방향에 따라
증권사끼리 "헤쳐모여"가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높다. 일부에서는
외국인의 증권주 매입추세를 참고할만하다고 말한다.

외국인투자한도가 거의 찬 종목이 속출하는등 외국인의 증권주 매입이
최근 두드러진 것은 이같은 재료의 의미를 입증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기대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이 증권주다. 개별종목의 재료보다는
시장상황이 증권주의 움직임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시장기조가 취약하고 장세가 침체돼 있을 때는
증권주가 꿈쩍도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대표적인 대형주인 증권주는 물량이 많아 주가를 밀어올리는데 큰 힘이
필요하고 지금의 시장여건이 증권주를 끌어올리기에는 아무래도 힘이
부쳐보인다며 아직은 상승전환을 기대하기에 무리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4~5일전부터 증권주가 장중 1백~2백원씩 오르면서 반등을
시도할때마다 매물이 나오면서 되밀리고마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지적된다.

신용융자물량의 상환압박도 가볍게 볼수 없는 대목으로 손꼽힌다.
증권주신용융자잔고가 지난해말에 비해 25%가량 줄어들어 절대규모가 많이
줄었으나 3월만기물량이 30%정도인 4백억원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가가
연초의 고점에 비해 15%가량 떨어져 추가하락시 담보부족의 우려도 있어
더욱 가파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의 분석가들은 "증권주는 현시점에서 반등을 겨냥해 분할매수를
시작해볼만하지만 장세의 변화가 없는한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시장상황을 꼼꼼히 살펴가며 적절한 매수타이밍을 포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