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을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동 전안
기부장은 검찰에 출두하기에 앞서 8일오전 사건발생 전부터 이택돈 이택
희 두 전의원을 만나 통상적인 자금 지원을 해왔으며 이 돈은 안기부 은
행계좌를 통해 정식으로 지출됐다고 밝혔다.

장씨는 또 "두 의원을 만나는 자리에는 이들 외에 다른 사람들이 몇몇
참석했으나 그들의 신원을 밝힐수는 없다"고 말해 이 사건의 배후에 아
직 드러나지 않은 권력기관 등의 관련자들이 있음을 시사했다.

장씨는 그러나 이 돈의 규모 및 용도와 관련, "전체액수는 잘 알지못하
며 두의원이 통일민주당과 같은 강성 야당이 출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를 밝히는등 국가발전을 위한 의견개진을 해와 이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돈을 준 것이지 이른바 용팔이 사건과 같은 구체적인 사건의 공
작자금으로 지원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또 "국내정치 관련업무는 안기부제1차장등 지휘계통을 통해 보고
를 받으며 당시 자금지출내용도 안기부의 예산을 관리하는 기획조정실장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시 안기부기조실장이었던 윤옥영 전수산청장은 "기조실장으
로서 각 부서별로 책정된 예산을 집행하는 일만 맡았을뿐 집행된 예산이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쓰여졌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정보기관의 특성상 예산을 총괄하는 기조실장이라 하더라도
해당 부서에서 세세한 용도에 대해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