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미무역대표부)가 매년 이맘때쯤 미의회에 내는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을 불공정무역관행국으로 다시 끼워 넣어
우리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NTE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이는
경제활동에서 불공정하게 대접받고 있다는 사례들을 모아 평가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미국의 관점에서 상대국이 자기들만큼 공정하고 자유롭게
자기들 상품이나 기업인을 대접해주는지 판단하는거다. 올해로 여덟번째
내놓은 이 보고서에는 44개국이 불공정한 국가로 지목되어 있다. 한국은
매년 단골손님처럼 끼여있다.

이런 국가군에 끼여있는것이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어서 새삼스럽게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의 대외통상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왔고 클린턴행정부 출범후 첫 보고서라는 점에서 우리의 이목을
더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작년것보다 특별히 강도를 더한것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올해는 일본이 최대위반국으로 지목되고 중국의 불공정관행 항목이 크게
늘어났으며 한국은 총275페이지의 보고서중 10페이지로 작년보다 1페이지가
줄어들었다. 한국에 대해선 특히 지적재산소유권의 침해내용이 크게 줄고
작년에 근검절약운동을 외국상품배척으로 지적했던 대목이 빠져 있다.
작년2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협약한 영업환경개선작업(PEI)이 잘 진척되고
있고 검찰의 모조품단속이 어느정도 평가를 얻은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NTE보고서에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대외동상압력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토대가 된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금융개방의 속도가 늦다는 지적을 해오고 있다. 우리의
금융자율화가 다소 늦어져 새 불씨가 될 소지도 있다.

또 일본과 중국이 미국의 주공략대상국가로 되는것도 관심을 가져야 할
대폭이다. 대미무역품목이 비슷하고 우리가 일.중의 한가운데 끼여있다는
지정학적인 여건으로 봐서도 그들에 대한 통상압력의 불똥이 우리에게 튈
가능성도 있다. 우리의 대미무역은 연2년 균형을 유지하고 있고,우리의
개방스케줄이 신정부의 개혁의지와도 맞아떨어져 잘 진행될것으로 예측돼
우리시장개방에 대한 압력은 그렇게 클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NTE보고서에는 주한상공회의소의 건의내용도 많이 반영된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이나 통상창구를 맡고 있는 관련 기관등이 그회원들에
우리입장을 잘 전달하고 충분한 근거가 있는것은 논리적인 대응을 잘
해야한다는 것을 기억해둘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