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은행의 융통어음 할인을 허용했으나 재무부가 은행들
에 대해 융통어음을 할인하지 말도록 지시해 융통어음을 발행해 대출받으
려던 기업들이 은행에 항의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 1일 `상업어음 할인 및 재할인 취
급규정''을 `상업어음 재할인 취급규정''으로 고치고, 은행의 융통어음 할
인금지 조항을 삭제해 2일부터 융통어음 할인업무를 취급토록 했으나 재
무부가 이를 막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무부는 금통위 개최 바로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은행연합회에서
각 은행의 대출담당 임원 회의를 소집해 금통위의 규정개정 여부와 상관
없이 당분간 융통어음의 할인을 자제하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
다.

그동안의 관행에 비추어 재무부의 이런 협조요청은 사실상 금통위의 의
결사항을 뒤엎고 융통어음 할인을 금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업무영역
축소를 우려한 단자업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1일 기자회견에서 금통위 의결대로 2일부터는 융통
어음 할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해 각 언론에 그대로 보도됐고, 이에 따라
융통어음 할인에 관한 문의가 각 은행에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은
행의 융통어음 할인 거부에 강력 항의하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