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전시관에 빗물이 새 물의를 빚었던 독립기념관은 정밀진단
결과 건립당시의 설계와 시공등에 근본적인 잘못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
으나 하자보수비용(31억여원)부담문제를 놓고 시공회사인 대림측과 협상
을 벌이느라 사고발생 7개월이 지나도록 누수상태를 방치하고 있다.

현재 1~7전시관까지 모든 전시관에는 건물천장부위에 수십개의 물받이
홈통을 설치, 빗물을 한쪽으로 빼돌려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하는 임시
조치만을 해둬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또다시 빗물이 샐 수 밖에 없는 형
편이다.

대한건축학회는 지난해 10월15일부터 12월31일까지 관계전문가 11명을
동원, 누수원인을 정밀 진단한 결과 설계와 시공에 근본적인 하자가 있
어 단순 방수공사만으로는 누수를 막을 수 없다는 내용으 지난 1월 독립
기념관측에 통보했다.

대한건축학회는 건축당시 천장슬라브에 지나치게 하중이 큰 경사벽이 세
워지고 일부 콘크리트 이음새부분에 익스팬션조인트가 빠지는등 설계와
시공상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어 누수방지를 위해서는 건물상층부의 외벽
화강암을 모두 떼어내고 중간에 방수금속판을 넣는등의 대대적인 보수공사
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독립기념관측은 시공회사인 대림측이 계약상 하자보증기간이
이미 만료됐고 건물누수 현상은 단순히 시공상의 잘못만이 아닌 근본적
인 설계 잘못에 그 원인이 있다는 입장을 취하자 정밀진단 결과가 나
온지 3개월이 지나도록 별다른 보수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진단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도 않은 채 대림측과의 협상에만 매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