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계와 관련기관이 이처럼 클러스터시스템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슈퍼컴퓨터가 워낙 비싼데다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어 구입이 곤란한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산하 시스템공학연구소가 들여올
슈퍼컴퓨터2호기의 경우 그값이 자그마치 4천5백만달러(약3백60억원)나
된다. 또 유지보수비용만도 한달에 12만달러가 넘고 엄청난 공간을
차지한다.

뿐만아니라 슈퍼컴은 계산방식이 보통의 컴퓨터와는 다르다. 슈퍼컴의
CPU(중앙처리장치)는 벡터계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직사각형형태의
행렬로된 숫자군인 매트릭스를 주로 계산해 내게끔 만들어졌다. 이에비해
보통의 컴퓨터는 스칼라방식의 계산법을 쓴다. 스칼라는x곱하기 y가z라는
식의 단일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보통컴퓨터로 처리하는 자료를
슈퍼컴으로 계산하려면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벡터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실적인 자료처리작업은 그러나 벡터와 스칼라계산이 복합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슈퍼컴으로만 일을 처리하기에는 비효율적인 면이 많다.

따라서 슈퍼컴의 1년치 운영비로 구입할 수 있으며 스칼라계산과
벡터계산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있는 클러스터시스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정보처리속도를 종전보다 빠르게 할수 있는 클러스터컴퓨팅기술이
최근 개발된것도 이의 도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기존의 클러스터컴퓨팅방식은 일괄처리식이 주류였다. 이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여러 컴퓨터가 정보처리작업을 끝내거나 쉬고 있는 클러스터CPU에
한단위 작업을 전부 맡겨 처리하는 식이다. 이방식은 이를테면 8개의
CPU가 있을 경우 처리해야할 작업의 수가 5개에 불과하다면 3개의 CPU는
맡겨진 일이 없어 쉬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클러스터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연결해 쓰는 것이기 때문에
LAN매체의 정보처리속도가 빨아져야 기능이 향상될 수 있는 불리한 면이
있다. 여기에 정보를 병렬처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자료를 클러스터시스템에
맞도록 수정해야하는 작업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점해소는 어렵지 않으며 이시스템은 슈퍼컴퓨터가 갖지
못한 장점도 있어 국내에 진출한 슈퍼컴업체의 입지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