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미소는 우리를 푸르르게 한다/아침 햇살이
이슬을 말리듯/미소는 우리의 눈물방울을 없애 준다."(G W 칼훈)
웃음은 삶의 청량제다. 한가닥 광명을 던져주는 별빛이자 메마른 땅을
함초롬히 적셔주는 봄비와도 같은 존재다. 웃음은 이처럼 삶의 초목을
무성히 자라게 하는 매개체다. 조물주가 내려주신 최상의 복이 바로
웃음인 것이다. 인간에게 웃음이 없었던들 삶의 오랜 여정은 사막과 같은
것이 되었을는지도 모른다.

웃음을 모르고 살았던 사람의 비극적 사례로 독일제국을 멸망의 수렁으로
밀어넣은 빌헬름2세를 꼽는다. 그가 공적인 생활에서 얼마나 불만이
많았는지 항상 카이젤수염을 일으켜 세우고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었던게
제국멸망의 원인이 되었다는 억설이 전해질 정도다.

이 웃음을 자아내게 해주는 수단의 하나가 유머다. 유머란 원래 기쁨의
소산만은 아니다. 그 밑바닥에는 슬픔이 깔려 있다. 인생 깊숙이 흐르는
심오한 지혜를 뚫고 나와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갖가지 사리를 통달하여
웃음으로 승화시키는가 하면 기쁨과 슬픔을 다 같이 애정의 웃음으로
떠오르게 한다. 아집을 벗어나 자아 밖에서 자아를 관조하는 동기를
부여해 주기도 한다. 울다가 웃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인생을 되돌아 볼수 있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머의 힘이다.

이러한 서양의 유머정신은 찰스 램의 에세이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같은 문학작품들에 잘 표출되어 있다. 절박함과 좌절감,분노와 중압감을
정신적 여유와 아량,체념의 유머정신으로 극복한다.

우리에게도 서양의 유머에 해당되는 해학 익살이라는 말이 있다.
김삿갓의 풍자시를 비롯한 해학문학작품들이 많다. 그만큼 우리 선조들도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유머정신을 지녔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적 관념은 유머를 드러내 놓고 구사하는 것을 금기시해 온게
현실이었다.

요즘 현직대통령을 소재로한 정치유머집 "YS는 못말려"가 출간된다고 해서
장안의 화제다. "유머는 진정으로 민주주의적인 것"이라는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유머의 민주주의 시대가 다가온 모양이다. 유머가 넘치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