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간판 전문경영인으로 꼽혀온 정선영
호남석유화학신임사장(71)이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이회사의
정상화를 앞당길것인가.

롯데제과고문에서 지난2월1일 호남석유화학사장으로 취임,경영일선에
복귀한 정사장이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등에서 보여준 경영정상화능력을
또한번 발휘할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조직개편등으로 바쁜나날을
보내고있는 정사장을 만나봤다.

-임원진을 전원교체했다는등 좋지않은 소문들이 떠돌아다녔습니다.
인원정리는 어떻게 됐습니까.

"임원12명가운데 사장과 영업담당등 5명이 물러났습니다. 3명은 다시
충원됐습니다. 임원진의경우 2명이 줄어든셈이지요.

사원은 1천80명가운데 20명만이 줄어들었습니다. 불과 1.85%가
줄어들었다는 얘기지요. 업계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할때 이정도의
감원은 문제가 되지않는다는 생각입니다"
-더 이상 인원정리는 없습니까.

"조직개편으로 앞으로 2~3년동안 1백50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것입니다.
생산라인운영합리화로 현장쪽에서 발생한 유휴인력은 영업이나
연구개발쪽에 우선적으로 재배치될것입니다. 부득이 자리를 잡지못하는
인력들은 그룹계열사로 옮겨줄 계획입니다. "
-취임후 한달만에 조직을 개편,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데.

"경제부서등에서 맡아온 기획기능을 기획실로 통합시켰습니다. 회계부
비상계획부를 사무부로 통폐합시켰지요. 공장쪽에서도 계전부를 공무부에
흡수시켰습니다. 22개부서가 16개로 줄어들었지요"
-취임이후 매달 1일 직원조회를 열고 있다는데.

"지난 4월1일 조회에서는 앞으로 이익개선회의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구석구석에 있는 문제점을 대화를 통해 파악하기 위한것이지요.
지난달에는 프로정신을 가져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하고니. 모든
행동기준을 일에다 맞춰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내 분위기가 좀 달라진것같습니까.

"조직개편과 인원감축이 겨냥한 1차적인 목표는 분위기쇄신이었습니다.
장치산업은 인력을 적게 쓰는 업종입니다. 인력감축으로 하루아침에
정상화될 수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얘기지요. 인원감축으로 긴장감을
조성,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데는 일단 성공한것같습니다"
-석유화학경기가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있어 경영정상화가 쉽지않을것
같은데요.

"흑자를 낸다는것은 한마디로 무리입니다. 92년도의 2백10억원보다
올해에는 더 큰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식품회사에서는 죽자살자
일해서 정상화를 시킬수 있었는데.. 석유화학쪽은 열심히
일하는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것 같아요. 어려울때 감량경영으로 부담을
줄이는게 최선의 전략인것 같습니다"
-공급과잉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위해 업계가 공동으로 나서야한다고 평소
강조해왔는데.

"언제부터인가 변동비가 가격결정의 기준역할을 하고있습니다.
놀리는것보다는 공장을 돌리는것이 낫다는 단순한 논리에서 나온 것이지요.
더이상 이같은 논리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변동비로 팔면 시장을
망칩니다. 과당경쟁이 몰고온 이같은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동업자끼리
자주 만나야합니다.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누구와도 만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