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업의 구조고도화가 진전되고있으나 속도가 더뎌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진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13일 발표한 "90년 산업연관표"는 이같은 우리경제의 변화상을
나타내주고 있다.

산업연관표는 국내산업부문간의 상호의존관계를 나타내는 것. 산업별
수요및 공급구조는 물론 각종 가격변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산출해낸 표다. 우리나라의 경우 5년에 한번씩 발표된다.

이표를 토대로 보면 우리경제는 지난85년에 비해 <>산업의 서비스화가
크게 진전되고있고 <>대외의존도가 낮아지고있으며 <>임금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지고 있음을 읽을수 있다. 또 제조업이 전산업에 미치는
영향(제조업생산유발계수)이 다소 높아져 제조업 자체도 어느정도
고도화되고 있는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민간부문 투자때 뒤따르는 수입증대(투자의 수입유발효과)는
많지않았으나 소비가 늘어나는데 따른 수입증대가 커 여전히 외국제품의
선호도가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관표에선 특히 국내산업의 고도화여부및 임금의 원가상승효과를
추정할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국내산업의 고도화는 중간투입률과 생산유발계수를 통해 가늠할수 있다.

중간투입률이란 생산단위당 중간 투입비중을 의미한다. 이것이 낮을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90년
중간투입률은 57.2%. 85년(58.6%)에 비해 1.4%포인트 낮아져 어느정도
산업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88년 일본의 중간투입률
51.4%에 비하면 현저히 높다. 우리산업이 고도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일본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최종수요 한 단위가 늘었을때 직.간접적으로 자기산업과 다른산업의
생산을 얼마나 늘리는지를 나타내는 생산유발계수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90년 생산유발계수는 1.77%. 88년보다 0.03%포인트 향상됐으나 일본의
1.90%(88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임금의 가격상승파급효과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거리. 예컨대
모든 산업에서 임금이 10%오르면 제조업의 원가(비용)상승효과는 2.66%에
달한다는 것. 이는 5년전인 85년에 비해 0.58%포인트나 높아진 수준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88년기준)제조업임금이 10%오르면 비용상승효과는
4.31%에 달해 일본보다는 임금의 비용상승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우리의
경우 빠른 속도로 높아진다는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경제가 창출한 부가가치중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인 피용자보수의
구성비가 85년 41%에서 90년 44.7%로 높아진데서도 나타난다.

반면 환율인상으로 인한 비용상승효과는 떨어지고 있다. 이는 최근들어
원화의 대엔화환율 중심으로 환율이 급등,국내제조원가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에서 나와 다소 안도감을 주고있다.

환율이 10% 오를경우 85년엔 제조업의 비용상승효과가 4%였으나 90년엔
3.42%로 떨어졌다. 이는 제조업에 필요한 중간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이 낮아진데 따른 것이다.

그만큼 국산화가 진전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수입중간재의
투입비중을 의미하는 수입의존도가 일본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점이다.
물건하나를 만들기위해 외국에서 사들여와야 하는 부품이나 원재료비중이
일본보다 높다는 점이다.

제조업의 중간재수입의존도만을 보면 90년에 18%였다. 일본은 이
비율(88년기준)이 5.1%에 그쳤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일본에 비해 3.5배나 되는 셈이다.

다만 중간재수입의존도가 높아지지않고 떨어진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비관할 일도 아니라는게 한은 설명이다. 제조업 중간재수입의존도
18%(90년)는 80년 22.7%,85년 21.7%보다 소폭이나마 낮아지고있다.

이같은 수입의존도 하락현상은 총체적으로 우리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총공급중 국내산출을 뺀 수입의
비중이 85년 13.2%,88년 13.0%,90년 12.2%로 떨어졌다. 총수요중
국내수요를 뺀 해외수요(수출)의 비중역시 85년 12.6%에서 88년 14.8%로
높아졌다가 90년 11.2%로 낮아졌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