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오후 전격퇴진한 박기진전제일은행장은 공식적인 이임식도없이
"좋지않은 일로 38년동안 몸담았던 은행을 떠나게돼 직원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며 오후4시30분께 은행을 떠났다.

박전행장이 떠난 이날 제일은행은 1백여명의 직원들이 몰려나와 옷소매를
잡으며 "능력있었던 행장"의 퇴임을 아쉬워하는등 숙연한 표정이었다.

-제일은행에서는 13일까지만해도 나돌던 소문을 부정해왔다. 이날
전격적으로 퇴임하게된 이유는.

"좋지않은일로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것은 은행에 누를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이 이렇게된이상 한시라도 빨리 물러나는것이 으뜸은행의
이미지를 심어온 제일은행을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직원들의 사기와
내부결속을 고려했다"
-은행장을 그만두는 소감은.

"지난55년 은행에 들어와 38년째 근무했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행장을 지낸 2년은 보람도 있었다. 이런일로 그만두는게
직원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동생회사에 불법대출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어쨌든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
-사퇴과정에서 외부압력은 없었나.

"지금이 물러날때라고 생각했다"
비교적 담담한 표정인 박전행장의 퇴진은 38년이란 재직기간에 비하지못할
정도로 "순간적"이었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