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라고 표현될정도의 급격한 금융자율화와 금융개방에따른
통화정책수립논의의 핵심은 "중심통화지표를 무엇으로 할것이냐"와
"간접규제방식을 어떻게하면 되도록 앞당길수 있느냐"이다. 금융자율화가
진전될수록 금융자산간 이동이 심해지고 속도또한 빨라질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총량을 파악하는 중심잣대인
중심통화지표도 조정돼야 하고 규제방식도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는게 논의의 출발이다.

제2금융권의 단기성예금을 포함하는 M2B 등 새로운 광의의 통화지표를
개발,중심잣대로 삼아야한다는 주장은 현재의 중심통화지표인 M2
(총통화)로는 시중돈의 흐름을 제대로 알수없다는데 기인한다. 은행권의
현금과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만을 나타내는 M2는 갈수록 시중유동성의
반영도가 떨어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M2는 현재 시중돈의 35%밖에 반영하지 못할 정도여서 "대표성"에
문제가 있는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또 지난79년 채택된 M2가 계속
중심통화지표구실을 함으로써 은행권의 위축과 제2금융권의 이상비대를
야기했다는 시각도있다. 따라서 총통화에다 CD(양도성예금증서) 금전신탁
CAM(어음관리계좌)통화채권투자신탁수익증권(BMF)등을 합한 M2B등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한은일부와 은행권에서 이
입장을 취하고있다.

M2를 그대로 사용하자는 견해는 "대신할 지표가 마땅치않다"는
"대안부재론"을 근거로 한다. M2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중심통화지표는 유동성의 반영뿐만아니라 통제가능성과 속보성 안정성도
함께 갖춰야한다는 주장이다. 중앙은행의 통제권밖에있고 통계자체도
불안정한 제2금융권까지를 포함하는 지표를 중심잣대로 삼는것은 무리라는
논리다. 이들은 오히려 단기금융시장활성화와 금리자유화등 M2의 실효성을
높이기위한 시장여건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M2보다 현저하게
우월한 지표를 만들때까지는 M 를 중심지표로 삼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른 보조지표를 사용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재무부일부와
제2금융권에서 주장하는 논리이다.

통화관리방식을 간접규제방식으로 되도록 빨리 앞당겨야한다는데는 이론이
없다. 단지 그 구체적 시행방식에 대해선 약간의 시각차이가 있다.
예컨대 지급준비제도의 경우 지급준비율을 인하하자는 주장과
지급준비대상을 비통화금융기관까지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전자는 은행권의 국내외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나 통화량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후자는 비통화금융기관의 단기성예금을 포함하는
중심통화지표 개발을 전제로 깔고 있다. 그러나 이경우 비은행권의
수익성악화가 염려되고 한은대출을 비은행권에까지 넓히는 조치가
필요하다.

간접규제방식의 핵심은 공개시장조작이다. 이를 위한 제반여건조성이
마련돼야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을뿐 특별한 논쟁은 없다. 예컨대
공개시장조작이 쉽도록 대상물건의 종류와 기간을 다양화하고
RP(환매채)등에 실세금리를 적용해야하며 단계적인 경매방식의 도입과
한은재할정책의 자율성부여등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결국 통화신용정책도 금리자유화나 정책금융축소등의 문제와 맞물려
개선될 수밖에 없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