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권력투징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3월 마지막주 1주일간
대러외국투자건수는 무려 1백45건이었다.

러시아경제개방이후 주간단위로 최고 기록이며 3월전체 4백50건역시
월간단위 최고기록이었다. 이 4백50건에는 세계적 기업인 벨전화사를
필두로 80여미국사,50여 독일사,그리고 인해전술의 중국사 1백20사가
올라왔다. 우리나라는 극동에이전시라는 중소업체 단1건.

이기간 서울발 모스크바행 항공편은 고객들의 예약이 잇달아 취소된 끝에
결국 결항됐고 돈도 물건도 아닌 안부전화만이 서울과 모스크바를 부지런히
오갔다.

불과 며칠후 "콤스크너"이라는 소도시의 방사능누출 사고가 또다시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유학생들은 부모들로부터 조속한 귀국을
종용받고 부임발령을 받은 상사들은 차분한 준비는커녕 사지에 끌려가는
기분이 되고말았다.

동해엔 핵쓰레기가 버려지고 재러시아동포는 난민이 되고 거리엔 깡패가
득실대는,그래서 러시아는 한심한 곳,위험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는것이
한국인들의 관점이다.

이런 상태에서 러시아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질수 없음은 물론이다.
정부에서건 기업에서건 러시아에 대해서는 결제조차 올릴수 없는 분위기가
됐으나 외국인투자 홍수속에 우리만 빠져있다.

며칠후면 러시아권력투쟁이 또한번 격랑을 겪게된다. 최악의 경우 옐친이
퇴장하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개혁의 시계가 거꾸로 갈일은 결코아니다.

오히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과정등을 우리 여론이 더욱 극화해가면서
부정적인 러시아이미지만 확대재생산해갈 것이란점이다. 물론 그결과는
투자의 포기며 무역의 위축이다. 더구나 일본과 중국틈바구니에
있는처지에 러시아라는 잠재동맹체를 잃게될 우려도 있다.

러시아정세가 안정되고 제도가 확립되는것을 기다린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때는 이미 개혁도 기회도 끝난 싯점이라는 것을 지적치 않을수 없다.
4월에도 외국기업의 대러시아투자는 꼬리를 물고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정규재.모스크바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