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되는신기술] (4) 수입이 편하다..의료기기 국산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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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의대 김선일(계량의학교실) 박문일(산부인과학교실)교수는 2년전
참으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두사람이 컴퓨터공학과 임상경험을 접목해
개발한 진단용장비의 국산화를 앞둔 시점에서 개발의뢰를 한 중소기업이
상업화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1년간의 연구개발이 허사로 돌아간 허탈감을
벗어나는데 이들은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두교수는 지난91년초 전량 수입되던 고가의 산부인과용
전자태아심음감시장치(EFHRM)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장치는 자궁내
태아의 심장박동과 움직임을 시간적으로 관찰해 태아의 건강상태를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체외에서 태아의 심장에
초음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신호를 이용,심장의 이상유무를 판독하는
장치였다. 일반 개원의에서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초음파영상검사기가
태아의 해부학적 이상을 발견해낼수 있는데 비해 이는 기능적인 이상을
밝혀낼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장비는 개발당시 세계시장을 지배하던 미국제품이 태아심음의
파형만을 그려내는 수준이었던데 비해 파형을 자동분석할수 있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상당히 앞선 기술로 평가됐다. 이같이 파형분석
소프트웨어가 달린 태아심음감시장치는 최근에야 영국의 한회사에서
상품화했고 이를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도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국산화했다면 당시 수입제품 가격인 1천5백만원의 3분의 1정도인
5백만원대로 공급이 가능할 정도였다. 수입장비의 비싼 가격때문에 일부
종합병원정도에서만 보유하던 이 장비를 개원의에까지 보편화할 수 있을
뿐아니라 수출도 충분할 것으로 여겨졌다.
두교수가 이장비의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90년초. 당시 이 장비를
수입하던 D의료기회사가 7백만원의 연구비를 주고 개발을 의뢰해오면서
였다. 연구팀은 산학협동재단으로부터 또다른 7백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총1천4백만원의 연구비를 들여 1년간의 연구끝에 성과를 보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실질적인 노하우가 축적돼 있지 않아 시행착오도
많이 했다. 참고할만한 학술논문이나 서적등 자료가 없었다. 컴퓨터
회로도는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갖고 있지 않아 파형분석에서 큰애로를
겪었다. 그나마 기술개발기간을 1년정도로 짧게 할수 있었던 것은
박교수가 임상에서 경험을 어느정도 축적해 놓은 것을 김교수가 응용해냈기
때문이었다.
이 장치를 어렵게 개발한뒤 박교수가 일본산부인과학회주최 학술대회에서
이를 발표,2등상인 은상을 받았고 국내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는
의학부문학술상도 수상했다.
이같은 외부의 좋은 평가에도 이들에게 안겨진 결과는 국내의료계의
현실이 이정도밖에 안된다는 쓰라린 교훈이었다. 이들이 국산화를 위해
의뢰업체에 실용화연구비를 요구했지만 "전혀 알수 없는"이유로
거절당했다.
"의뢰기업인 이 업체는 외국의 의료기기만을 수입하던 곳이었지요.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같습니다"시장개척을 해야하는 위험부담이
따르고 전망이 불투명한 국산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오히려 계속 수입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같다는 김교수의 분석이다.
김교수가 이같이 분석하는 이유는 이 장비의 국산화에는 막대한
시설투자등이 요구되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개인용컴퓨터와
신호처리소자(DSP)만 있는 곳이면 연결해 쓸 수있도록 고안했기 때문이다.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국산화가 될 수 있었겠지요. 이 회사는 그뒤
대기업인 S의료기에 흡수됐고 S의료기에도 요청을 했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김교수는 개인적 차원에서 학문적으로 이에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시켜왔고
연구논문을 준비중이다.
<윤진식기자>
참으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두사람이 컴퓨터공학과 임상경험을 접목해
개발한 진단용장비의 국산화를 앞둔 시점에서 개발의뢰를 한 중소기업이
상업화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1년간의 연구개발이 허사로 돌아간 허탈감을
벗어나는데 이들은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두교수는 지난91년초 전량 수입되던 고가의 산부인과용
전자태아심음감시장치(EFHRM)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장치는 자궁내
태아의 심장박동과 움직임을 시간적으로 관찰해 태아의 건강상태를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체외에서 태아의 심장에
초음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신호를 이용,심장의 이상유무를 판독하는
장치였다. 일반 개원의에서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초음파영상검사기가
태아의 해부학적 이상을 발견해낼수 있는데 비해 이는 기능적인 이상을
밝혀낼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장비는 개발당시 세계시장을 지배하던 미국제품이 태아심음의
파형만을 그려내는 수준이었던데 비해 파형을 자동분석할수 있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상당히 앞선 기술로 평가됐다. 이같이 파형분석
소프트웨어가 달린 태아심음감시장치는 최근에야 영국의 한회사에서
상품화했고 이를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도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국산화했다면 당시 수입제품 가격인 1천5백만원의 3분의 1정도인
5백만원대로 공급이 가능할 정도였다. 수입장비의 비싼 가격때문에 일부
종합병원정도에서만 보유하던 이 장비를 개원의에까지 보편화할 수 있을
뿐아니라 수출도 충분할 것으로 여겨졌다.
두교수가 이장비의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90년초. 당시 이 장비를
수입하던 D의료기회사가 7백만원의 연구비를 주고 개발을 의뢰해오면서
였다. 연구팀은 산학협동재단으로부터 또다른 7백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총1천4백만원의 연구비를 들여 1년간의 연구끝에 성과를 보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실질적인 노하우가 축적돼 있지 않아 시행착오도
많이 했다. 참고할만한 학술논문이나 서적등 자료가 없었다. 컴퓨터
회로도는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갖고 있지 않아 파형분석에서 큰애로를
겪었다. 그나마 기술개발기간을 1년정도로 짧게 할수 있었던 것은
박교수가 임상에서 경험을 어느정도 축적해 놓은 것을 김교수가 응용해냈기
때문이었다.
이 장치를 어렵게 개발한뒤 박교수가 일본산부인과학회주최 학술대회에서
이를 발표,2등상인 은상을 받았고 국내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는
의학부문학술상도 수상했다.
이같은 외부의 좋은 평가에도 이들에게 안겨진 결과는 국내의료계의
현실이 이정도밖에 안된다는 쓰라린 교훈이었다. 이들이 국산화를 위해
의뢰업체에 실용화연구비를 요구했지만 "전혀 알수 없는"이유로
거절당했다.
"의뢰기업인 이 업체는 외국의 의료기기만을 수입하던 곳이었지요.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같습니다"시장개척을 해야하는 위험부담이
따르고 전망이 불투명한 국산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오히려 계속 수입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같다는 김교수의 분석이다.
김교수가 이같이 분석하는 이유는 이 장비의 국산화에는 막대한
시설투자등이 요구되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개인용컴퓨터와
신호처리소자(DSP)만 있는 곳이면 연결해 쓸 수있도록 고안했기 때문이다.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국산화가 될 수 있었겠지요. 이 회사는 그뒤
대기업인 S의료기에 흡수됐고 S의료기에도 요청을 했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김교수는 개인적 차원에서 학문적으로 이에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시켜왔고
연구논문을 준비중이다.
<윤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