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과 즐거움에 흠뻑 빠질수 있는 취미 생활이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큰 생활의 활력소가 될것인가.

윈드서핑은 개발된지 18년만에 88서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훌륭한 운동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해양 스포츠 전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선수들의
기량 발전은 물론 동호인의 저변 확산이 활성화되지 못해 안타까운
실정이다.

윈드서핑은 난이도와 장비가 다양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체형과
분수에 맞는 장비의 선택으로 쉽게 배우고 즐길수 있다. 넘어져도
물속이라 다칠 염려가 조금도 없고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부복만 입으면
절대 안심이다.

또한 골프나 테니스처럼 부킹이나 입장비 경기비 공값 팁등 골치아픈
절차나 후속비용이 전혀 필요 없다. 그리고 바다로 나가는 레저인구가
많아질수록 그만큼 자연훼손이 안되기 때문에 자연환경 보호운동과도 잘
부합되는 운동이다. 더욱이 바람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기름 한방울
안나는 우리나라 형편에서는 적극 권장 할만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쉰네살때인 90년 봄에 윈드서핑에 입문하였는데 이렇게 늦게
시작한 것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사실 지금까지 해봤던 어느
운동보다 운동량이 많고 난이도도 다양한데다 수면을 가르며 제비처럼
미끄러지는 속도감이 너무나도 상쾌하여 하루해가 한시간 쯤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비용 면에서도 장비 일체를 갖추는데 50만~3백만원 정도이면
거의 반 영구적으로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봉급 생활자에게 꼭
안성맞춤이다. 필자는 직장동료들을 권장하여 처음엔 이런저런 핑계로
꽁무니를 빼던 사람들을 설득,식구가 15명으로 늘어났고 이젠 쉬는날도
없이 1년이면 3백50일 쯤은 얼굴을 마주대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그때부터 우리 직장에서는 고스톱이 자취를 감추었고 술 안마시고 일찍
귀가하는 생활풍조가 자연스럽게 확산되었다.

또한 매년 3회씩은 거제도 삼천포 등지로 가족동반 주말 원정을 다니는데
현지의 동호인들과는 서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밀감을 느껴 쉽게 사귀고
형제처럼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특히 우리는 한전인으로서 일부 국민의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계도하려고 고리원자력 발전소 해역에서 격월제 경기를 갖는데
올해부터는 다른 원자력발전소(영광 울진 월성)해역에서도 경기를 벌일
계획이다.

한전 씨갈클럽의 면면을 보면 실제 우리 직장에서는 노사 협의회가 따로
필요 없음을 알수 있다. 고문은 필자이고 회장은 류치윤씨(노조위원장),
회원으로는 강대범씨 조만하씨(이상 회사간부),임체길씨,김재구씨(이상노
조간부),문호달,최영화,진영규,조종래,임형숙,노정탁,이광길씨와
고리원자력의 이근우,유종갑씨가 현역이고 김종수과장은
서울중부지점으로,안배원씨(미국이민)와 서상종씨(사업)는 회사를 떠났지만
바람이 부는 날엔 언제나 우리들 가슴속에 함께 있는 얼굴들이다.

필자는 지난 2년간 부산 윈드서핑 협회장직을 맡아 서울 인천 대천 여수
거제 고성등지의 각종 대회에 열심히 얼굴을 내밀다 보니 이젠 전국 어디를
가도 아는 얼굴들이 많게 되었다. 또한 91년 1월 태국의 푸켓에서 있었던
세계 윈드서핑 선수권대회에 한국선수 단장으로 세계협회및 각국의
임원들과 친교를 맺은 이래 지금도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후진을 양성하는데 큰 자산이 될것으로 믿는다.

그간 전국 동호인들의 큰 성원에 따뜻한 감사의 말을 하며 이제 임기
만료로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우리나라 윈드서핑계의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