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엔화 가치가 현재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그에따른 각종
파급효과에 대한 국제적관심이 매우 크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특히 엔화의 초강세가 일본제품과
국제시장에서 밀접한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제품의 국제경쟁력을 증대시켜
줄것이라는 기대를 낳고있다. 실제로 지난 3월중순이후 이같은 기대는
부분적으로 실현되고있다. 특히 자동차 전자및 철강제품등에서 수출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이렇게 볼때 최근의 엔화강세는 제조업중심의 경제활성화를 목표로하는
신경제100일계획및 신경제5개년계획의 효과적 출발을 위한 하나의 호기를
마련해 줄수 있을것이라는 기대를 낳기도한다.

지난87년 달러당 145엔수준에서 사상최고수준을 기록했던 엔화가치는
89년부터 지난해 5월에 이르기까지 달러당 130~140엔 수준으로
하향안정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G7(선진7개국)회담에서의
엔화강세지지합의,일본의 경기회복을 위한
종합경제대책발표,유럽외환시장의 불안에 따른 안정통화에 대한
수요증대등으로 엔화가치는 지난해 6월이래 다시 강세로 돌아서 달러당
125엔 수준으로 상승한후 금년2월 들어서부터 달러당 110엔대의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 달러당 113엔수준의 엔화가치는 금년 1월수준에
비해 약10% 절상된것이며 이러한 절상폭은 86년의 27%및 87년의 14%
다음으로 큰것이다.

이같은 엔화의 급속한 절상추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관심은 향후 엔화가치
전망과 그것이 우리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의 내용이다.

지난해 약 1,0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낸 일본은 금년들어서도 월평균
90억달러수준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등 주요국들로부터의
엔화강세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진작을 위한 정부의
사상최대 재원투입으로 일본경제는 멀지않아 회복세로 돌아설것이며 이를
예상한 일본자본시장으로의 대규모 자본유입은 계속될 것이다.

이에비해 독일은 유럽외환시장의 안정과 국내경기 부양을 위한
금융완화정책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여 유럽의 중심통화인 마르크화
가치는 다소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클린턴행정부의
출범으로 경제회생의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점과 러시아의
정치불안지속등은 달러화의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같은 국제경제동향으로 미루어 엔화의 가치는 적어도 현재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다. 일본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보게되는 시기에 가서는 한단계 더 절상될 가능성마저 있다. 엔화의
평가절상이 우리경제에 미칠 효과에 대한 분석들중 최근 어느
국책연구기관이 발표한 보고서는 엔화의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10%
하락할때 우리의 수출은 약 20억달러 증대되고 수입은 약 15억달러 증가해
무역수지가 약 5억달러 개선될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러한 분석내용은 일본제품과 밀접한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수출품목의차원에서 보면 수출증대효과가 상당할 것이나 국민경제
전체로보면 그리 괄목할만한것은 되지 못할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현재의 엔고현상은 지난 86~87년중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86~87년중의 엔고는 달러화의 폭락에
따른것으로서 당시 달러화는 전세계의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 절하되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원화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됨으로써 일본엔화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경쟁국의 통화에 대해 큰폭으로 절하되고,그 결과
무역수지의 대규모 흑자전환과 고율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엔화강세는 엔화만이 전세계의 거의 모든 통화에대해
평가절상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의 원화가 엔화이외의 통화들에
대하여도 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우리의 원화를 일본 엔화에대해
약10%정도 절하시킨 현재의 상황은 우리가 일본내외에서 일본과 경쟁하는데
있어 다소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준데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특히
유의해야할 점은 엔화 강세로 인해 우리의 경쟁국들도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리와 동일한 정도로 유리해졌다는 점과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때 일본의
기업과 일본 경제는 "엔고"현상을 겪으면서 더욱 강력해졌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