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묘지란 한 나라의 역사를 상징하고 따라서 그 나라 국민의 긍지를
지탱해주는 성역이라 할수있다. 우리말 사전에도 "군인.군속과 국가
유공자의 충의와 위훈을 영구히 추앙토록 만든 묘지"라고 풀이하고 있다.

국가원수나 수뇌가 외국을 공식방문할때는 의전상 먼저 방문국의
국립묘지를 참배하여 방문국에 대한 경의를 표하게된다. 우리에게
가장널리 알려진 국립묘지로는 미국의 알링턴묘지를 들수있다. 1864년에
설립된 이 묘지의 매장자수는 13만명이나 되며 무명용사의 묘를 비롯하여
국가를 위해 죽은 사람들(대부분이 전사자)의 무덤이 안치되어 있다. 특히
지난 63년11월에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암살당한 케네디대통령도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빛아래 이곳에 고요히 잠들어 있다.

반면에 성격은 좀 다르지만 사실상의 국립묘지라 할수있는 일본의
야스쿠니(정국)신사는 패전후 특수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몇차례나
국영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19세기말이래의 전몰자를 합사한 사당같은
이곳에 도조(동조영기)같은 A급전범들도 합사되어있어 현재로서는 마치
군국주의의 정신적 온상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국영으로 전환하기가
곤란한 형편이며 일본정부 수상이나 각료들의 참배가 "사적이냐"
"공적이냐"로 매년 논란과 시비의 대상이 되고있다.

우리나라의 국립묘지도 외국의 국가원수나 수뇌가 방한했을적에는 으레
공식적으로 참배하는 우리 민족정기를 표상하는 성역으로 되어있다. 서울
동작동에 자리하고 있는 국립묘지는 국가원수묘역 애국지사묘역
국가유공자묘역 군인 군속묘역 경찰관묘역등 7개묘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79년 "10.26" 사건으로 사망한 차지철경호실장이 여론의 반대로 국립묘지에
매장되지 못했던 사실이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하다.

국립묘지에 사기.횡령등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이 다수
안장되어 있다는 보도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91년1월부터 92년
6월말까지 국립묘지에 안장된 216명 가운데 벌금형을 받은 32명까지
포함하면 20%에 이르는 43명이 전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국립묘지령의 미비에 있다지만 그간에 국립묘지를 우러러 참배했던
우리 국민들에게는 충격인 사실이 아닐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