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모 동화은행장(67)이 검찰에 연행된것은 금융계에 대한 사정이
행장급의 구속도 불사하겠다는등 강도 높게 진행되고있음을 보여주는 것
이다.
이는 또 김준협전서울신탁은행장등 3개시중은행장의 퇴진에서 나타난 것
과 같이 은행권의 사정이 일단 "옷을 벗는 선에서 마무리된다"는 일반의
통념을 빗나가게 한 "사건"이기도하다.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행장급도
사법처리할수있다는 사정당국의 강한 의지를 분명히 엿보게 한것이어서
앞으로 제2금융계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짐작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임의동행형식으로 안행장을 연행한뒤 오후엔 비서실을
급습,경비관련 서류일체를 압수했다. 연행당한 사람이 융자및
비서실담당이고 압수장부가 경비관련인 점을 고려할때 대출관련
커미션수수혐의임을 알수있다.
<>.이날 동화은행임직원들은 대검의 안행장연행및 관련장부압수사실을
뒤늦게 알고 삼삼오오 모여 불안한 표정으로 사태의 행방을 놓고 수군댔다.
연행혐의가 대출커미션으로 알려지자 직원들은 안행장의 평소업무성향을
감안할때 믿기지 않는다며 반신반의 하면서도 은행경영이 위태롭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일손을 놓았다.

연행된 안행장은 황해도 해주출신으로 이북출신들이 출자해 지난89년 세운
이 은행의 초대행장으로 선임돼 작년에 중임됐다.

금융계에선 정부의 사정한파가 몰아치자 안행장이 대출커미션혐의및
내부불화설등으로 "당할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악성소문"에도 불구하고 3명의 은행장 퇴진과는 아랑곳 없다는듯 그는
멀쩡했었다. 최근엔 또 금융계 사정이 진정되는 듯하자 그의혐의도 씻긴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검찰은 은밀히 비리조사를 진행,이번에 전격
연행한 것이다.

<>.안행장은 신설 동화은행장을 맡아작년도 은행당기순수익(2백88억원)이
전년대비 28.6% 늘정도로 비교적 경영을 잘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은행안팎에서 다소도전적이라는 소리를 듣기도했다. 또 지난해
중임돼,일부 임원과 불화를 빚는등 구설수에 시달리기도 했다.

<>.안행장은 한일은행장재직시에도 구설수에 올라 끝내 불명예
퇴진했었다.

미얀마(전버마)아웅산사건이 터진 지난 83년 10월초 당시
한일은행장이었던 그는 여자문제는 풍설이나돌았는가 하면 고급음식점에
드나들면서 이른바 "괘씸죄"에 걸려들었다고한다.

안행장은 안응모전내무장관과 인척간으로 안씨를 통해 이원조민자당의원과
가깝게 지낸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대출커미션수수혐의를 받고있으나 최근
퇴진행장들이 5,6공의 정치권실세였던 이의원이나 금진호의원등과 관련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안행장의 연행도 정치권의 5,6공세력의 퇴진과
무관치않은것이라는게 금융계 얘기다.

<>.안행장의 연행은 그동안 금융계에서 사정의 과녘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들이 시간을 두고 차례로 퇴진 또는 연행되고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소문이 사실로 맞아떨어지는것은 감사원 검찰을 비롯한
사정당국이 비리척결차원에서 풍문이라도 하나도 놓치지않고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하다. 그만큼 사정당국의 칼날이 은행장 몇명의
퇴진에 만족지않고 곪아있는 환부는 아무리 깊더라도 도려내고 있는것이다.
특히 검찰은 비위혐의가 있는 정치권및 전현직고위공직자들도 본격 소환할
테세여서 금융계인사중 이들과 직간접관계가 있는 인사들에 대한 사정도
가일층 강화될것임을 예고하고있다.

최근들어서 사회분위기가 바뀌고 자금사정이 좋아져 은행가에 비리가
꼬리를 감췄으나 그동안 커미션수주는 관행처럼 반복돼왔다.
전경련조사에서처럼 기업들이 꺾기외에 커미션조로 대출금액의 최고 5%까지
지급했다는 얘기이고보면 금융계에대한 사정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게
확실하고 그만큼 금융계는 "물갈이인사"가 줄을 이을것으로 보인다.

<>.동화은행은 지난 89년9월 1백20만명의 실향민과 1천5백61개의 이북5도
단체들이 주주로 참여,설립된 시중은행으로 자본금 4천억원이며 작년 2월
장외시장에 등록됐다. 은행감독원은 후발은행으로서 비교적 영업을
잘해왔으며 부실도 적은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장과 관련 임직원이
구속될경우 은행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직원들의 사기도 추락,상당기간
어려움을 면치못할것으로 우려된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