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광공업(전기업포함)의 "92년
노동생산성동향"은 한국경제의 어두운 측면과 약간의 희망적인 측면을
동시에 시사하고 있다. 어두운 면은 첫째 노동생산성증가율이 지난해에
크게 둔화되었다는 점과,둘째 노동생산성증가율이 여전히 명목임금상승률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는 사실이고,한가닥 밝게 여길 구석은 투입노동량의
대폭적인 감소경향으로 미루어 산업전반의 구조조정작업이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나하는 점이다.

생산성본부가 조사분석의 기초로 삼은 노동생산성지수는 85년을
100으로해서 연간 산업생산(산출량)지수를 10인이상 사업체 종사원의
실근로시간(투입노동량)지수로 나눈것인데 지난해의 경우 9. 3%증가에
그쳐 91년의 13%와 비교해서 3. 7%포인트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5년 조사이래 87년과 89년 두차례 각각 0. 6%포인트와 2. 8%포인트가
감소했던 것과 비교할때 지난해의 경우는 상당히 큰 폭에 해당한다.

이 조사는 노동생산성과 임금상승률간의 명확한 비교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제기획원이 집계한 지난해 제조업명목임금상승률은 총액임금제등
당국의 강도높은 억제노력에 불구하고 15. 7%에 달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훨씬 앞질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성본부는 투입노동량이 감소했는
데도 오히려 높아진 임금인상률등으로 인건비총액이 증가,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된것으로 분석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그 점을 뒷받침했다.

다만 한가지 주목해야할 점은 노동투입지수의 감소경향이다. 총평균4.
0% 생산직근로자 6. 5%가 각각 감소되었는데 안그랬더라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더욱 낮았을 것이다. 산업생산지수가 5. 0%증가에 머무른
점으로 이를 짐작할수 있다.

투입노동량의 감소추세는 불경기로 인한 감량경영경향에다 자동화와
시설현대화,그리고 노동집약적 경공업으로부터 자본집약적
중화학.기계.첨단공업으로의 이행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했다고 보는데
이점은 일단 긍정적인 변화라고 해야한다.

금년에는 모처럼 노사단체가 자율적으로 임금인상률에 합의한데다
경제활성화시책으로 설비투자도 어쩌면 활발할 전망이어서
노동생산성개선에 좋은 기회가 왔다고 볼수 있다.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노동생산성은 경쟁력과 표리관계에 있다. 투자와 노동의욕을
동시에 제고하는 일이 생산성을 가속적으로 향상시킬수 있는 길임을
강조해둔다